▣ 너희도 포도원에 들어가라 / 마태복음 20:1-16 (211226. 주일예배) ▣
포도원 품꾼의 비유의 말씀은 이렇게 정리됩니다. 주인은 오직 은혜를 베풀고자 한 것입니다. 그런데 품꾼들은 대가를 받는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주제넘게 말입니다. 자신들의 처지를 생각 못하고 말입니다. 그러면 은혜를 대가로 여길 수밖에 없었던 근본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주인이 베풀고자 했던 은혜를 저들이 전혀 알지를 못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자신들이 남다르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일찍 품꾼으로 들어오지 못한 자들과 자신들은 다르지 않느냐는 것이지요! 그래서 자신들은 일찍 포도원에 들어갈 수 있었고, 종일 더위를 견디며 수고할 수 있었지 않았느냐는 것이지요! 그러니 품삯은 당연히 ‘대가’, 자신들이 땀 흘려 수고한 ‘대가’였던 것입니다. 은혜라니요? 자신들이 한 수고가 있는데요! 이렇게 된 것입니다. - 오늘날 믿음으로 살아간다고 하는 우리도, 그 믿음으로 수고한 대가를 바라고 있을지 모릅니다. 아니 그런 모습이 일반화되었다고 보는 게 맞을 듯싶습니다. 성경의 상급에 관한 말씀을 보상과 대가라는 개념으로 받고 있는 것도 그 한 예입니다. 모든 것이 은혜인데도 말입니다. 이런 정황에서 ‘누가 크냐?’, 아니 ‘천국에서는 누가 크냐?’는 질문이 당연시 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서도 말입니다. 결국 자신은 다르다는 얘깁니다. 같을 수가 없다는 거지요. 이것이 우리가 지닌 교만의 실체입니다. 이런 상황을 놓고서 “이와 같이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고 하셨으니, 이 말씀은 생각할수록 심각하고 무서운 말씀인 것입니다.
이제 결론을 맺어야겠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누굽니까? 이른 아침에 포도원에 들어간 일꾼입니까? 아니면 제 십일 시 곧 오후 다섯 시경에 포도원에 들어갈 수 있었던 일꾼입니까? 이 비유를 제시하신 예수님께서 지금 제자들에게 이렇게 책망하고 계신 것이 아닐까요? ‘천국에서도 누가 크냐고 따지는 너희들이 그렇다면 이른 아침 포도원에 들어온 자들이겠느냐’고요! 제자들을 그렇게도 사랑하셨던 주님의 심정이 이 비유로 이렇게 드러난 것입니다. 그래서 일깨워주신 겁니다. ‘너희들이 바로 오후 다섯 시에 들어온 품꾼이라’고요! 오후 다섯 시경에 포도원에 품꾼의 자격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자들은 그래도 자신들의 품삯을 ‘대가’로 여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무슨 일을 했어야지요! 일하는 흉내조차도 낼 수 없는 상황이었잖습니까! 주인의 뜻대로 먼저 한 데나리온을 받아서 돌아가는 저들은, 자기들보다 먼저 포도원에 들어와서 수고한 사람들이 얼마나 받을까 하는 생각 보다는 오늘은 공치지 않고 하루의 품삯을 받고 가족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그래서 오늘은 가족들을 굶기지 않을 수 있다고 하는 생각에 주인을 향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먼저 온 자들의 원망하는 마음과는 전혀 다르게 말입니다. 주님의 말씀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도 이렇게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제자들이 받은 책망이 곧 우리가 받아야 하는 책망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렇다면 우리 역시 오후 다섯 시 경에 들어간 품꾼임에 틀림없는 겁니다. 그러니 대가와 관련된 발상은 완전히 버려야 할 처지인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게 은혜이니 우리는 오직 감사할 뿐인 것입니다. 이렇게 여쭈면서 맺겠습니다.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시렵니까?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시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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