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 무엇이 부족하니이까 / 마태복음 19:16-22 (211212. 주일예배) ▣
본문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어떤 사람이 주께 와서 이르되 선생님이여 내가 무슨 선한 일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이 질문에 대하여 예수님께서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온전하고자 할진대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시니, 그 청년이 재물이 많으므로 이 말씀을 듣고 근심하며 가니라.”
‘네가 온전하고자 할진대 가서 네 소유를 팔아라’고 하신 것은 지금 이 관원이요 부자인 청년이 진정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두시고 하신 말씀입니다. 결론적으로는 ‘그 청년이 재물이 많으므로 이 말씀을 듣고 근심하며 가니라’고 되어 있어서, 이 내용에서 관건은 ‘재물’에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 그 청년 본인의 결정적인 문제였는데, 그에 못지않게 지금 관건이 결국은 재물에 있다고 보는 우리도 문제인 것입니다. 지금 지혜의 근본이신 예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은 그 청년을 불쌍히 보시고 그가 자신의 문제의 본질을 볼 수 있도록 하신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을 이렇게 달리 표현할 수 있습니다. ‘네가 소유하고 있는 너의 진정한 보화가 무엇이냐?’고요!
사실 본문 속에서 드러난 무서운 실체는 그 부자 관원 청년이 스스로를 의롭다고 여기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지금 재물의 소유나 그 재물을 팔아서 선행을 하는 그런 일을 거론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문제의 본질은 자기 스스로 계명을 지켜서 자기 의를 쌓아놓고 있는 바로 그 점입니다. 그 청년이 재물이 많으므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근심하며 제 길로 돌아가 버렸다고 기록하고 있는 것은 예수님께서 지적하고 계신 그 점을 염두에 두고 한 표현인 것입니다. 실제로 그가 버릴 수 없었던 본질적이면서도 궁극적인 것은 사실은 ‘자기 의’였던 것입니다. 어릴 적부터 모두가 인정하고 칭찬하며 자기 스스로도 대견하게 볼 수밖에 없었던 계명 순종과 그로 인한 ‘자기 의’가 그에게는 물질적 재물 이상의 ‘자기 소유’였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요점이 이렇게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신앙의 최대의 적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점이 오늘 본문에서도 부상(浮上)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의도하신 것이었습니다. ‘누가 크냐?’고 하는 이 문제, 나아가 ‘하나님 나라에서까지도 누가 크냐?’고 하는 이 쟁론이 우리 삶 전체를 뒤흔드는 결정적인 이유는 결국 자기에 대한 집착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자기중심’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이 ‘자기 사랑’, ‘자기 집착’이 낳은 최상의 열매인 ‘자기 의’, 이것 때문에 그 청년은 제 길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하나님의 율법 앞에서 그 누구보다도 열심을 다하여 계명을 지켜왔던 자신의 지난날의 그 수고가, 자신의 그 열정이 아까웠던 것입니다. 결국 자신의 소유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부인할 수 없는 이 사실이 인간을 얼마나 불행하게 만드는 것인지를 본문의 사건이 보여주었습니다. ‘누가 크냐?’는 인간의 질문 속에 이렇게 무서운 악의 본질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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