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 마태복음 19:1-15 (211205. 주일예배) ▣
‘천국에서 누가 크냐’, 이 질문을 늘 품고 사는 사람들을 향하신 하나님의 말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본문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바리새인들이 예수께 나아와 그를 시험하여 이르되 사람이 어떤 이유가 있으면 그 아내를 버리는 것이 옳으니이까?” 이 질문을 바리새인들은 지금 예수님을 시험하기 위하여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면 마태가 이 내용을 기록한 의도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누가 크냐’는 문제가 세상과 인간관계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남편과 아내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임을 암시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요?
바리새인들의 질문에 대하여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그 부모를 떠나서 아내에게 합하여 그 둘이 한 몸이 될 지니라 하신 것을 읽지 못하였느냐 그런즉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 지니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제시하는 핵심 요점은 결혼과 그로 인해 이루어지는 가정의 제도는 하나님에 의해서 세워진 질서라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두 사람 곧 남자 여자가 스스로의 뜻과 결정에 의해서 만나거나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일이 하나님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밝혀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남편과 아내는 하나님의 생명을 함께 받은 자들로서 서로를 귀하게 여기어 돌보고 섬기며 하나님의 사랑을 서로 기쁘게 나누며 살도록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너무나 아이러니하게도 율법을 사랑한다고 하는 바리새인들에 의해서 이 창조의 기본 질서이기도 하고 세상 모든 질서의 근본이 되는 가정의 질서가 깨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진정으로 두려운 사태는, 가정 안에서조차 자신이 ‘누가 크냐?’고 하는 구조 속에 완전히 빠져 들어가 있었는데도 자신들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 사실을 바리새인들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하나님이 세우신 창조의 질서를, 그것도 근본이 되는 가정의 질서를 완전히 허물어뜨려 왔는데도 말입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서 주님은 창조 질서의 근본이 되는 남편과 아내의 관계, 곧 창조의 사역으로 이루어진 세상 질서의 근본이 되는 부부 관계에까지 ‘누가 크냐?’는 문제가 침투하여 고통과 불행을 안고 살 수밖에 없었던 우리의 참담한 실정을 파헤쳐주신 것입니다. 그 고통 속에서 우리를 건져주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라고 하신 하나님의 그 뜻 안에 풍성히 담겨 있는 아름다움과 복됨과 거룩함을 드러내어 주셔서 우리로 하여금 그 은혜를 누리며 살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린 아이들을 용납하고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천국이 이런 사람의 것이니라’고 하시면서 어린 아이 같이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또한 아무 것도 스스로는 가진 것이 없는 자임을 알고 아이가 부모에게 구하듯이 하나님께 자신을 내어 맡기고 하나님만을 신뢰하는 자만이 천국을 소유할 수 있다는 이 사실을 재확인해 주심으로써, 천국을 소유한 자가 ‘천국에서 누가 크냐?’고 물을 수 없는 근거를 밝혀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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