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 마태복음 18:1-5 (211107. 주일예배) ▣
“누가 천국에서 큰 자입니까?”라고 묻는 제자들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않으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린아이와 같이 된다는 것은 바로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그 자세를 뜻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천국에서 누가 큰 자인지에 대하여 여쭈었습니다만,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않으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고 대답하셨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제자들은 천국에서 누가 크고 작으냐를 물었으나 그 질문은 사실 천국에 들어가느냐 들어가지 못하느냐라는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밝혀주신 것입니다.
“천국에서는 어떤 사람이 큰 자입니까?”라고 여쭌 질문 아래 깔려 있는 교만, 곧 큰 자와 으뜸인 자로서 내비치는 자기 자랑과 오만은 단순히 천국에서 큰 자가 되느냐 작은 자가 되느냐의 문제를 넘어서 천국에 들어가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만드는 심각하고 중대한 잘못이라고 알려주신 것입니다. 반면에 어린아이는 자기가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기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느낍니다. 동시에 그는 부모가 모든 것을 다 해줄 수 있고 또 해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아이는 모든 일에서 부모를 의지하고 신뢰하며 필요하면 달라고 손을 벌립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런 어린아이의 자세를 배우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 서면 죄밖에 드러날 것이 없고 죄로 더럽혀지고 얼룩진 추한 모습, 일그러지고 뒤틀린 모습밖에 내보일 게 없습니다. 그러기에 나는 죄인이요 심판 받아 마땅한 자라고 정직하게 인정하는 나에게, 곧 자기를 부인하는 나에게 예수님께서는 그의 고귀한 섬김으로 나를 높이사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시며 영생의 유업을 얻게 하셨습니다. 이렇게 천국은 가장 작은 자 곧 무가치하고 무력한 자가 가장 높고 크신 분의 섬김으로 높임을 받는 이상한 나라입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낮추는 자가 들어가며 자기를 자랑하고 교만한 자는 오히려 쫓겨나는 나라입니다.
끝으로, 예수님께서는 “또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아이 하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어린아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곧 주를 영접하는 것이라고 하신 것은 작은 자를 귀중히 여기는 이러한 사랑이 천국의 가장 중요한 본질이요 두드러진 특징임을 알리신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주를 존귀히 여기고 섬기는 것이 작은 자를 귀중히 여기고 섬기는 것과 분리가 되지 않는다, 달리 말하면 주를 존귀히 여기는 것은 곧 작은 자를 귀중히 여기는 것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리신 것입니다. 더 엄중하게 말한다면 작은 자를 귀중히 여기고 섬길 줄 모르는 사람은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기는 사랑을 모르는 자요 이것은 그가 이런 사랑을 받아보지 못하였다, 즉 주로부터 이러한 섬김을 받아보지 못하였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누가 크냐?’는 쟁론은 이런 자들에 의해서 드러나는 문제일 뿐이라는 점을 알리신 말씀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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