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우편에 주의 좌편에 / 마태복음 20:20-28 (211031. 주일예배) ▣
일반적인 관점에서 ‘누가 크냐?’는 문제를 다룬 지난주와는 달리, 본문은 ‘하나님 나라 안에서’ 누가 크냐는 문제가 야기된 상황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때가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세 번째로 이르시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나의 두 아들을 주의 나라에서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주의 좌편에 앉게 명하소서”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이 간청에 대하여 예수님은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 도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라고 하셨습니다. 결국은 주님의 좌우편에 선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모른다고 하신 것입니다. 이는 곧 하나님 나라 자체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른다는 뜻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점을 지적하시는 말씀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고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 도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라고 이어졌습니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는 마실 수 없다’는 뜻으로 하신 말씀입니다. ‘내가 마시려는 잔’은 예수님께서 받으셔야 하는 죽음의 잔을 가리킵니다. 예수님은 죄인들이 받을 사망의 저주를 스스로 짊어지시기 위한 죽음을 감당하셔야 했고, 이를 ‘내가 마시려는 잔’이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말씀이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주의 나라에서의 보좌 좌우편’과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오늘 말씀의 핵심 주제입니다.
예수님의 말씀 가운데에서 우리는 그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26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아야 하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27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고 하셨습니다. 한 마디로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종이 되라고 하신 것입니다. 섬기는 자의 위치가 어디까지 내려가는 지를 밝혀주셨습니다. 종이 되는 자리라고요! 그러니까 ‘누가 크냐?’는 질문에 ‘섬기는 자’ 곧 ‘종이 된 자’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질서라는 사실을 밝혀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28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곧 하나님 나라의 왕이신 예수님께서 그의 나라를 다스리시는 통치 행위가 바로 ‘자기 목숨을 대속물로 내어 주신 섬김’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다스리시는 권세의 본질이 ‘섬김’이라고 선언하신 것입니다. 그리하여 큰 자는 섬기는 자요,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종이 된다는 사실을 나타내 주신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섬기는 자가 큰 자라고 하셨으니 이는 섬기는 일만큼 큰 일이 없다는 뜻을 밝혀주신 것 입니다. 이 가르침이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주의 좌편에 앉게 해 주시라’는 요청에 대한 예수님의 응답이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라고 하심으로써 자신의 십자가에 못 박히심이 바로 이 질서의 절대적 증거요 또한 그 질서의 영원한 토대와 근거가 된다는 점까지 밝혀주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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