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음의 의와 그 보증 / 창세기 15:1-11 (210926. 주일예배) ▣
지난 3주 동안 엘리야의 기사(奇事)에서 드러난 ‘죽어야 산다’는 진리로부터 시작해서, 아브라함이 받은 시험을 통해 ‘제물을 통한 죽음’의 은혜를 확인하고, 또 언약의 표징인 할례에 담겨 있는 진리까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이 할례는 우리의 옛 사람이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그와 함께 새 사람으로 다시 사는 신자의 가장 근본적인 변화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 모든 말씀 앞에 기록되어있는 본문 창세기 15장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주어진 구원의 은혜와 그 진리’(요 1:17)가 어떻게 성립되는 지를 보여줍니다.
본문에 나타난 하나님께서 명하신 의식은 아브라함의 요청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 곧 의가 없는 자에게 믿음을 의로 여겨주시고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주시리라는 약속에 대하여 어떤 보증을 요구하는 아브라함에게 하나님께서 주신 응답입니다. 그리고 이 의식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언약을 맺으신 언약체결 의식이었습니다. 약속에 대한 보증을 요구하는 아브라함에게 하나님께서는 그와 언약을 맺음으로써 응답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언약을 체결하시면서 제사를 연상케 하는 의식을 행하라고 명하신 것은 단순히 언약의 확실성과 진실성만을 보증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앞서 선언하신 일, 아브라함에게 그 믿음을 의로 여겨주신 일의 심층(深層)의미를 보이시고자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긍휼에 자기를 부탁하는 자에게는 죄 사함을 위한 언약의 피가 그 믿음을 의로 여겨주시는 근거(根據)가 됨을 보이신 것입니다. 이러한 믿음의 의가 그 나라를 유업으로 받을 유일한 자격이라는 사실을 보이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창세기 15장의 언약의식 중에 하나님께서 쪼개진 짐승 사이로 지나신 일은 제사의 심층의미를 드러내신 행위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의가 없는 죄인에게 은혜의 의를 베푸실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스스로 죽음의 저주를 지실 것을 보이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들을 보내어 죄 값을 감당하게 하실 것을, 곧 제사의 본질과 핵심을 미리 보이신 것입니다. 즉 희생 제사 속에 함축된 의미를 따라 하나님께서 친히 죄인을 위하여 죽음을 짊어지심으로써, 저들로 하여금 값없이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고 그 나라를 유업으로 얻을 수 있는 근거(根據)를 마련하실 것을 미리 보이신 것입니다.
아브라함을 부르셔서 약속하신 그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받을 자들을 위해 하나님께서 친히 죄인을 위하여 죽음을 짊어지심으로써, 곧 아들을 보내어 죄 값을 감당하게 하심으로써 저들로 하여금 값없이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고 그 나라를 유업으로 얻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실 것을 미리 보이신 것입니다. 이렇게 ‘죽어야 사는 이치’는 하나님의 아들의 죽음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다음 17장에서 이어지는 언약의 징표인 할례 곧 세례를 통하여 우리가 그 아들의 죽음에 연합되어야 함을 계시하셨고, 22장에서는 아브라함의 일생 중 최고의 시험을 통하여 ‘제물을 통한 죽음’을 다시 확증해 주시면서 그 제물은 하나님께서 친히 준비하시리라, 곧 아들을 보내시리라고 약속하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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