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음의 증거 / 마가복음 8:36-38 (210822. 주일예배) ▣
믿음은 나를 버리고 주님을 얻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과 말씀을 내 생명보다 더 귀한 것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는 신비롭게도 자기를 잃는 것이 곧 자기를 얻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에 이어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을 바꾸겠느냐’라고 하십니다. 바로 앞에서 목숨을 잃을 것을 말한 다음에 그 목숨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시니, 목숨을 버리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언뜻 보면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말씀하신 이유가 있을 터인데 그것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말씀은 사람의 자기부인이 결코 쉽지 않다는 의미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 목숨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며, 또한 사람은 자기중심적이어서 모든 것이 나에게서 시작해서 나로 끝나야 직성이 풀리는 무서운 자아집착을 본성으로 갖고 있음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그러니 자기 목숨을 천하와도 바꾸려하지 않는 이런 사람이 어떻게 자기를 부인하겠고 어떻게 십자가를 따르려고 하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보고 어쩌란 말입니까? 자기를 부인하라,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라,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셔놓고는 그게 너희 힘으로 안 된다는 이 말씀은 무슨 의미입니까? 이는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그 순간에도 우리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성령님을 찾아 도움을 청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 자기부인의 은혜를 구하여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갈 힘을 얻으며 주님의 뜻을 우선하여 따를 마음도 구하여 얻음으로써 주님을 따를 수 있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사실 이런 자기부인의 삶을 살려고 할 때 믿는 자가 받을 반대나 비난은 만만치 않습니다(38절). 세상은 근본적으로 주님과 그의 말씀을 따라 살아보려고 하는 자들을 비난하고 조롱하며 적대시하게 되어 있습니다. 자기부인과 십자가를 지고 주를 따르는 인생은 음란하고 죄 많은 세상과 반대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천국을 상속받을 자들의 마음에는 희한하게도 이런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주님의 말씀대로 해야 되는 줄 아는 마음이 있습니다. 자기 스스로 그렇게 살 수 있는 능력은 없는 데도 말입니다.
여기서 천국을 상속받을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분리됩니다. 천국을 상속받을 자들은 자기 힘으로 할 수 없는 그 일을 행하기 위해 길을 찾습니다. 자기 힘으로 안 되지만 주님께서 하라고 하셨으니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인 줄 알고 주님께 그 힘을 주시라고 구합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그 힘을 나눠주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님을 자기 생명보다 더 귀한 분으로 여기며, 그 말씀을 또한 예수님의 권위로 인정하고 자기 사랑과 자기 집착을 벗어버리고 그 말씀을 따르기를 기뻐하는 사람, 그럴 능력이 자기에게 없음을 알고서 주님께 그 힘과 능력을 주시라고 기도해서 얻어가 그렇게 사는 사람이야말로 주님 다시 오실 때에 천국을 상속받을 자임을 확증하는 증거라고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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