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 종노릇 하라 / 갈라디아서 5:1, 13-15 (200830. 주일예배) ▣
“주는 영이시니 주의 영이 계신 곳에는 자유가 있느니라”(고후 3:17)는 말씀을 계속 붙들고서, 결국에는 ‘자유’에 관하여 ‘같은 관점’에서 교훈을 주는 갈라디아서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 신자들이 갖는 자유와 그 자유를 누리는 방식에 대해서 본문은 흥미로운 역설(逆說)을 보여줍니다. 앞에서는 ‘그리스도께서 자유를 주셨으니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고 하고서는, 뒤에서는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하라’고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로 하여금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할 수 있도록 자유를 주셨습니다. 다름 아닌 ‘종노릇하라’고 자유를 주신 것입니다.
그러면, 결국에는 종노릇할 것을 왜 자유를 주셨을까요? 바로 이것이 ‘주의 영광을 보매 그와 같은 형상으로 변화하여 영광에서 영광에’ 이르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 점을 고린도후서를 통해서 3주 동안 확인해 온 것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질문이 이어집니다. ‘아니 종노릇하는 게 어떻게 주의 형상으로 변화해 가는 모습이냐’는 것이지요!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사도 바울이 빌립보서에 기록해 놓았습니다(2:5-8).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이 사람이 되시는 것은 종의 형체 곧 종의 본체를 가지시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수건을 벗은 얼굴로 바라보는 주의 영광은 종의 형체를 입으신 예수님입니다. 주님께서 종의 형체로 사람이 되셔서 우리를 섬기시고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종노릇하는 것이 주의 형상과 같이 되는 것 곧 주의 형상을 배우며 닮아가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질문을 달리 해 보겠습니다. 우리 믿는 자들이 왜 종노릇함으로써 자유를 누려야 합니까? 그렇게 안 해도 얼마든지 살 수 있고, 신앙생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왜 꼭 우리라고 종노릇해야 합니까? 그것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형상 곧 주의 형상으로 변화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요? 우리 안에 계신 주의 영 곧 성령께서 그리스도와 우리를 하나 되게, 연합되게 하셨으니까요(롬 6:3-4). 이것입니다! 우리 안에 일어난 일이 이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믿는 자들은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와 연합되었습니다. 그러니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변화해 가지 않을 수 없고, 그래서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정리해 봅니다. 왜 종노릇하는 것이 그리스도께서 주신 자유를 누리는 것입니까? ‘오직 사랑으로 종노릇 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종의 자리까지 낮출 때에야 가능한 것입니다. 자신을 내세우면서는 종노릇 못합니다. 자기중심으로 가득차서는 종노릇은커녕 주인 행세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리스도께서 주신 자유가 무엇입니까? 자기중심에서 놓여나는 것 아닙니까! 그리스도께서 곧 성령께서 주신 자유가 이것입니다.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자기중심과 자기자랑과 자기 의에서 해방되게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 주신 자유를 입은 자는 자기 자신에게서 놓임을 받았으므로 이제 그리스도를 따를 수 있고, 그리스도께서 종이 되사 우리를 섬겨주시고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이제 오직 사랑으로 종노릇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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