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 (3) / 고린도전서 15:20-22 (230716. 주일예배) ▣
첫 열매, 첫 수확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그 뒤에 풍성하게 수확하여 거둘 열매와 곡식을 기대하게 합니다. 이런 창조의 질서에 근거하여 주어진 첫 열매에 관한 율법의 규례는,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사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 하여 가리키기 위함이었던 것이요, 나아가서는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루실 일 곧 ‘창세전에 이미 작정하신 대로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아들을 믿는 모든 자들을 부활하게 하사 영생의 삶을 누리게 하려 하신 것’을 미리 보여주시기 위함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사도 바울은 “왜냐하면 사망이 한 사람으로 말미암은 까닭이요 그래서 죽은 자의 부활도 한 사람으로 말미암기 때문이라”(21절)고 하면서, 또 이어 “왜냐하면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라”(22절)고 기록해 놓았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께서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생명을 얻을 수 있도록 하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망이 한 사람으로 말미암고 죽은 자의 부활도 한 사람으로 말미암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렇게 작정하신 대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셔서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연결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본문에서 진술 된 내용의 근간(根幹)이 바로 ‘하나님께서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생명을 얻을 수 있도록 하신 것’이라는 말씀에 있다는 점입니다. 이 말씀의 첫 요지(要旨)는, 하나님께서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일이 일어나도록 하셨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 요지는, 하나님께서 사람이 죽는 것이나 다시 생명을 얻는 것이 오직 아담과 그리스도 안에서만 일어나도록 하셨다는 점입니다. 하나님께서 뜻하시고 작정하신 대로 죽음의 역사도 그리고 사람이 다시 생명을 얻는 역사도 이뤄지게 되어 있으니 곧 죽음은 아담 안에서, 새 생명은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전체적으로 정리를 하면, 하나님께서 작정하신 대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셔서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다’는 이 사실 안에서 지금까지의 모든 논의가 성립이 되고 성취가 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시는 일이 없었더라면, 우리의 믿음을 포함한 모든 것이 다 헛된 것이 될 뿐, 우리에게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셔서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다’는 이 말씀은, 단순히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서 이어질 모든 부활의 역사를 가리키고 기대하게 하는 뜻을 넘어서서, 그 모든 부활의 역사가 이루어지는 근거요 토대일 뿐만이 아니라 또한 능력이 되신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자 된 우리에게는 ‘살아서도 오직 그리스도’, ‘죽어서도 오직 그리스도’뿐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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