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 (2) / 고린도전서 15:20-22 (230709. 주일예배) ▣
첫 열매, 첫 수확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그 뒤에 풍성하게 수확하여 거둘 열매와 곡식을 기대하게 합니다. 이런 창조의 질서에 근거하여 주어진 첫 열매에 관한 율법의 규례는,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사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여 가리키기 위함이었던 것이요, 나아가서는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루실 일 곧 ‘창세전에 이미 작정하신 대로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아들을 믿는 모든 자들을 부활하게 하사 영생의 삶을 누리게 하려 하신 것’을 미리 보여주시기 위함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사도 바울은 “왜냐하면 사망이 한 사람으로 말미암은 까닭이요 그래서 죽은 자의 부활도 한 사람으로 말미암기 때문이라”(21절)고 하면서, 또 이어 “왜냐하면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라”(22절)고 기록해 놓았습니다. 그러니까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을 것이기 때문’에, ‘사망이 한 사람으로 말미암고 죽은 자의 부활도 한 사람으로 말미암게 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셔서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다’는 말이 됩니다.
하나님께서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생명을 얻을 수 있도록 하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망이 한 사람으로 말미암고 죽은 자의 부활도 한 사람으로 말미암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렇게 작정하신 대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셔서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던 것’입니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었습니다.’ 첫 사람으로 인한 인류의 시작은 생명이 아니라 죽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인류의 끝이 아니었습니다. 죽는 것으로 인생은 끝나는 것으로 알고 모든 사람들은 살다가 그렇게 죽어갔지만, 그러나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 바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것’입니다. 이것이 사망이 생명으로 전환되는, 세상의 모든 것을, 이 땅의 모든 지혜와 모든 능력과 모든 부요함을 뒤엎는 하늘의 역사인 것입니다. 죽음이 생명이 되는 역사이니까요! 이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난 일의 실체입니다. 그 핵심은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셔서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구절의 요절이 ‘잠자는 자들’인 것입니다. 이 잠자는 자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살다가 죽은 사람을 가리킵니다. 평생토록 왕의 권력과 부요와 온갖 쾌락을 누리고 살았어도 그대로 죽었으면, 그 사람은 ‘잠자는 자’에 속한 자가 될 수 없습니다. 당연히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신 그리스도의 부활에 참여하지를 못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삶을 얻지 못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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