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식을 따라 / 베드로전서 3:7 (230625. 주일예배) ▣
가정 내지 부부관계와 관련하여 믿는 아내들에게 권하는 말은 남편에게 순복하라는 것이었습니다만, 믿는 남편들에게 권하는 말은 한 마디로 “아내와 동거하라, 함께 살라”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아내를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 여기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담을 지으시고 그가 홀로 살아가는 것이 좋지 않다 하시고 모든 면에서 아담에 필적할 만 하면서도 아담을 도울 배필을 지으시고 함께 살아가게 하시니 아담은 자신의 일부로 지은 바 된 하와를 보고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나의 골육이라”고 하였으며 그 가까움과 친밀함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를 “이러므로 남자는 부모의 집을 떠나 아내와 연합하여 한 몸이 될 지니라”고 하셨습니다. 믿는 남편에게 권하기를 아내와 동거하라고 한 것은 바로 이런 뜻으로 한 말이었습니다.
아내와 동거하되 지식을 따라서 동거하라고 남편에게 권합니다. 여기에서 “지식을 따라서”라고 한 말은 아내와 함께 살아가려면 남편도 갖출 만큼 갖추어야 한다, 배울 만큼 배우고 알 만큼 알아야 남편 노릇 제대로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믿는 남편이 아내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으며 그것은 바로 다음에 나오는 내용, 즉 아내를 더 연약한 그릇으로 여기며 생명의 은혜를 함께 유업으로 받게 될 자로 존중히 여기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지식을 따라서 하라’는 말은 결국 하나님께서 남자와 여자로 가정을 이루어 함께 살아가게 하신 뜻을 깊이 이해하고서 하라는 뜻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남편 된 자들아 이와 같이 자식을 따라 너희 아내와 동거하되 저를 더 연약한 그릇으로 대하라”고 권하는 말씀은 죄로 말미암아 힘과 권력이 타락한 나머지 폭력화한 비참한 현실을 일깨우면서 믿는 남편들은 이런 일그러진 힘과 권력을 본래의 선한 본질을 따라서 연약한 아내를 사랑으로 섬겨 돌보고 아낄 것을 권하는 말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생명의 은혜를 함께 이어받을 자로 알아 귀히 여기라 이는 너희 기도가 막히지 아니하게 하려 함이라”고 합니다. 아내를 단순히 연약한 자로 알고 사랑하여 돌보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귀중한 존재로 알고 존중하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여자를 남자보다 연약한 자로 지으신 것이 사실이나 이와 함께 남자에 전혀 못지않은 존재로 지으신 것도, 그리하여 여자는 영생의 은혜를 유업으로 받는 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에 마땅히 존중히 여김을 받아야 할 귀중한 존재인 것도 사실입니다. 이 사실을 무시하면 기도가 막히리라, 하나님께 나아가는 일이 크게 손해를 입으리라고 말합니다. 신자에게 하나님께 나아가 사정을 아뢰는 길이 막히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그렇지만 현 시대 풍조 속에서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할 것이요 남편은 아내를 연약한 자로 알고 사랑으로 돌보며 함께 영생의 유업을 얻을 자로 존중히 여기라는 가르침을 어떻게 받아들여 실천할 것인지 참으로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죄로 말미암아 초래된 왜곡을 바로잡는 일이 이렇게 절망스러울 만큼 힘들고 어려운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