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그네와 행인 같은 너희를 (2) / 베드로전서 2:10-12 (230326. 주일예배) ▣
우리 믿는 자가 입은 은혜를 가리켜 “오직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특별한 소유로 삼으신 백성이 되는 은혜를 입은 것이라”고 하였습니다만, 베드로 사도가 언급한 이 은혜는 본래 하나님의 택한 백성 이스라엘에게 약속되었던 은혜였습니다(출 19:5-6).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유대인과 이방인의 차이를 폐하시고 누구든지 믿음으로 이 약속에 참예할 수 있게 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열어 놓으신 이 은혜의 길을 따라 우리 이방인도 이스라엘에게 약속하신 축복에 참예하게 된 것을 두고 오늘 말씀은 “너희가 전에는 백성이 아니더니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긍휼을 얻은 자니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나그네와 행인 같은 너희를 권하노니...” 신자들, 그들은 이제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마치 남의 땅, 낯선 곳에 잠시 거주하게 된 타곳 사람이나 나그네와 같이 발붙일 곳을 얻지 못하고 항상 외톨이로 겉도는 처지가 된 것을 일깨우는 말씀입니다. “너희를 권하노니 영혼을 거슬러 싸우는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 바깥세상으로부터 받는 유혹에 맞서 저항하며 상처를 치유하되 다시 회복하는 일도 결코 수월한 일이 아닙니다만, 더욱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은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죄의 유혹과 충동입니다. “육체의 정욕”이라는 말은 우리의 타락한 성품이 좋아하고 원하는 욕망을 뜻합니다. 끊임없이 내 심령과 싸워 무너뜨리고자 하는 이런 육적 정욕을, 우리 부패한 성품에서 솟아나는 부끄러운 욕망을 오늘 말씀은 멀리하라고 명합니다.
그리고 “너희가 이방인 중에서 행실을 선하게 가져 너희를 악행한다고 비방하는 자들로 하여금 너희 선한 일을 보고 오시는 날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함이라”고 합니다. 약속과 상관없던 이방인으로서 이스라엘에게 약속된 귀중한 은혜를 입었으니 이방인으로서 하나님과 상관없이 살아온 그 사회에서 계속 살아갈 때 주의해야 할 일에 대하여 일깨우는 말씀입니다. 한 마디로, 너희가 이전과 달라진 것이 어떤 것인지 살아가는 모습을 통하여 보이라는 뜻입니다. 심지어 믿는 자에게 일어난 선한 일을 두고서 오히려 악한 일이라 비난하는 어이없는 반응과 대접을 받더라도 믿는 자는 오직 선하고 아름다운 삶의 자세를 잃지 않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악의적이고 왜곡된 비난에도 불구하고 선하고 아름다운 삶의 모습을 잃지 않으면 저희가 너희의 선한 일을 계속 지켜보는 중에 ‘오시는 날’이 이르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오시는 날’이라는 표현은 오히려 ‘하나님께서 책임을 물으시는 날’이라는 뜻으로 더 자주 사용되는 만큼, 하나님께서 그들의 악행에 대하여 책임 물으시는 날에 너희가 저희 앞에서 보인 그 선한 모습이, 너희의 선한 행실을 악평하여 비난하고 짓밟는데도 흔들림 없이 선한 행실과 자세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지킨 것이 저희에게 증거가 되어 저희로 변명할 말이 없게 할 것이라, 하나님의 심판이 정당함을 부인할 수 없게 하리라, 이런 뜻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이라는 뜻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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