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의 비 / 사도행전 2:14-21 (240721. 주일예배)▣
오순절에 성령께서 강림하셔서 나타난 현상들은 성령께서 임하신 의미가 무엇인지를 상징하는 외적 표시들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제는 하나님께서 이방의 모든 민족들을 자기 백성으로 부르실 때가 되었음을 확인하는 증거였습니다. 그래서 사도들을 포함한 120문도들은 한 번도 배우지 않은 세계 각국의 언어로 말하게 되었고, 그런데 이런 역사를 두고 이들이 새 술에 취해서 헛소리한다고 조롱하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러자 열한 사도와 함께 베드로가 일어나 그들이 새 술에 취한 것이 아님을 밝히면서, 이 일은 선지자 요엘로 말씀하신 것이 성취된 일로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설명해 갑니다.
사도 베드로는 오순절 성령강림이 무엇보다 먼저 옛 선지자가 예언한 일의 성취임을 밝히고자 하는 의도에서 요엘서를 인용합니다. 요엘서는 처음에 이스라엘의 완전한 멸망을 선포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런데 2장 12절부터는 ‘이제라도 금식하고 울며 애통하고 마음을 다하여 내게로 돌아오라’고 함으로써, 그 심판을 피할 가능성이 회개에 있음을 얘기하고, 회개가 무엇인지 또 회개하는 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밝혀주었습니다. 참된 회개로 하나님 앞에 나아오는 자들을 하나님은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뛰어넘는 긍휼과 기쁨으로 대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회개한다고 해도 우리 죄는 여전히 우리 행적과 마음 안에 남아 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할 때, 요엘은 반복해서 ‘여호와께서 큰일을 행하셨음이로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크고 위대한 일을 행하셨기 때문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그 ‘큰 일’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요엘서는 그것을 두 가지로 밝히고 있는데, 그 중 첫 번째 여호와께서 행하신 큰 일은 이것입니다. ‘그가 너희를 위하여 비를 내리시되 이른 비를 너희에게 적당하게 주시리니 이른 비와 늦은 비가 예전과 같을 것이라’, 여기서의 비는 ‘의의 비’를 가리킵니다. 곧 ‘그가 너희를 위하여 의의 비를 주시리니 먼저 이른 비와 늦은 비의 소나기를 너희에게 내리게 하시리라’는 말씀입니다.
그 큰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인 십자가와 부활이고, 그로부터 주어지는 의의 비는 회개하는 모든 죄인의 허물을 가려줄 수 있는 적절하고도 풍성한 비요, 필요한 때 언제나 부족함 없이 허락되는 의의 비와 같은 것이며, 그 일 후에 성령의 강림을 통하여 그 은혜가 온 세계 만민에게 퍼져나갈 것이라는 말입니다. 회개한 사람이 기뻐하고 즐거워해야 할 이유는 다름 아니라 하나님이 행하신 바로 이 ‘큰 일’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의의 이른 비입니다. 늦은 비에 앞서서, 즉 오순절에 임하셨던 성령강림보다 먼저 있어야 하는 일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이 성령강림에 앞서 있어야 했던 것입니다. 요엘서는 이런 의미와 목적으로 십자가 사건과 성령강림이 일어날 것임을 미리 예언했었고, 베드로는 성령강림을 바로 이런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고 우리에게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