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귐과 새 계명 / 요한일서 2:7-11 (240128. 주일예배) ▣
지금까지 사도 요한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의 사귐이 가장 귀하고 복된 은혜요, 그 사귐을 추구하는 것이 신앙의 계속되는 과정이어야 함을 밝히고 나서, 그 사귐을 가질 수 있는 신령한 방식을 설명해 왔습니다. 소극적인 의미에서는 죄를 버려야 한다고 했고, 적극적인 의미에서는 계명을 지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 그리스도 예수와의 사귐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오늘 본문은 그 계명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가를 언급합니다. 그것은 한 마디로 하면 ‘형제 사랑’이라고 합니다.
그는 우선 원리적으로, 의미상으로는 전혀 다른 것이 아니면서도 ‘새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계명을 밝히겠다고 합니다. 이 말은 예수님이 오심으로써 구약시대가 끝나고 신약시대가 시작되었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명은 예수님이 오신 뒤로 외형적인 측면에서 중대한 변화를 맞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성취하신 의식법은 폐지되었고, 그 대상이 온 세상 모든 민족으로 확장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도가 새 계명을 쓰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새 계명을 쓴다고 한 것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주어진 새 계명은 어떤 것인가? 먼저 소극적인 면부터 언급합니다. 이는 ‘형제에 대한 미움을 버리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자기 마음 안에 형제에 대한 미움을 둘 수 없는 자입니다. 우리가 상대를 용서하는 기준은 세상과 달리 그가 나에게 사죄했느냐 안했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고, ‘주님께서 내 죄를 사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형제를 미워하는 미움이 내 안에 자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새 계명이라 하는 것입니다.
이어서 사도는 적극적인 면을 소개합니다. 예수 믿는 사람은 형제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그의 형제를 사랑하는 이 사람이야말로 예수 믿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그저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 지어준다는 정도가 아닙니다. 불쌍히 여겨 구제하고 몸을 내어주어 봉사하는 것도 사랑 그 자체는 아닙니다. 사랑은 훨씬 성품적 입니다. 사람을 대하는 인격적인 자세입니다. 사랑이야말로 예수 안에 거하는 증거이자 ‘걸림돌’이 없는 상태 곧 구원을 상실할만한 이유나 근거가 없는 상태라는 말입니다. 사랑이야말로 예수 안에 속하여 구원 얻은 가장 분명하고 결정적인 증거라는 것입니다. 예수 믿는 신앙의 본질을 소유했다는 증거가 무엇인가? 그것은 사랑의 유무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도 요한은 일반적인 인생에 비유하여서, 사랑을 이루려는 목적이 아닌 것으로 다른 것으로 분주하고 다른 것이 있어서 만족하게 여기는 사람은 그 인생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본질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불쌍한 사람이라는 점을 밝힙니다. 목적지도 안 보이고, 자기 눈도 안 보이고, 지금 어디를 지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열심히 달린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는 어리석은 자와 같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말로 사도 요한은 우리에게 이제 마음에 가득 찬 형제에 대한 미움을 내다버리고, 주께서 보이신 사랑을 본받아 더 열심히 사랑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새 시대에 주신 새 계명이며 또한 하나님과 사귀는 모습이라 하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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