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 요한복음 11:17-27 (240331. 부활절예배) ▣
아들께서 자기 목숨을 내어놓는 이 일에서 아들이 아버지를 사랑하는 그 사랑이, 그리고 아버지께서 아들을 사랑하시는 그 사랑이 가장 깊이 드러나 있다는 말씀을 히시면서, 예수님께서는 이 사랑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드러났는지 우회적으로 이렇게 알리시되 ‘내가 목숨을 버리되 이는 내가 다시 목숨을 얻기 위함이라’고 하셨습니다. 말하자면 그의 죽음은 결코 죽는 것으로 끝날 수 없는 죽음이라는 사실을, 즉 다시 부활하여 사시는 것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그런 죽음이라는 사실을 알리고자 하신 것입니다. 이 말씀이 기록된 요한복음 10장에 이어서 죽은 나사로를 살리신 기록이 오늘 본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나사로가 마리아와 마르다와 함께 살던 베다니에 당도하시니 나사로가 이미 죽어 무덤에 장사 된 지 나흘이었습니다. 일부러 걸음을 지체하시면서까지 나사로가 죽기를 기다려 이제 베풀고자 하시는 그 은혜가 무엇인지 밝히시되 ‘네 오라비가 다시 살아나리라’고 하셨습니다. 너무나 뜻밖의, 아니 너무나 엄청난 약속에 마르다는 도저히 믿기지 않은 듯 지금의 현실과는 거리를 두고자 하였습니다. ‘마르다가 이르되 마지막 날 부활 때에는 다시 살아날 줄을 내가 아나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더욱 명백하게 밝히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고 하셨습니다. ‘네 죽은 오라비가 다시 살리라’고 하신 약속이 어떤 놀라운 사실에 기반하고 있는지 그 깊은 뿌리와 토대를 드러내신 것입니다.
나사로가 다시 살리라고 하신 약속은 단순히 죽은 사람 하나 살리시겠다는 뜻으로 하신 말씀이 아니라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사실을 드러내어 증거 하는 표적으로 행하실 뜻을 알리신 말씀이었습니다. 우선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부활과 생명이라는 두 단어로 한 가지 뜻을 나타내고자 한 말로서 ‘부활 생명’, 곧 ‘죽음에서 다시 살아 얻는 특별한 생명’을 가리키고자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바로 죽은 자를 다시 살려 영생하게 하는 분임을 알리신 것입니다.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 예수님께서는 부활 생명이시니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실 권세를 가지셨으며, 그를 믿는 자는 누구나 다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는 부활 생명을 얻을 것이요,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누리는 그 부활 생명은 잠시 누리다가 사라질 일시적인 생명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이라는 뜻입니다.
죽음에서 살아나 다시 죽지 아니할 영원한 생명에 대하여 말씀하신 다음, ‘이것을 네가 믿느냐?’라고 물으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바로 오늘 우리에게도 던지시는 질문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죽음이라는 비참한 불행과 영원한 부활 생명에 대하여 마르다가 보인 어정쩡한 모습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질문 앞에서 아직도 막연하고 불분명하여 흔들리는 마르다의 모습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요 우리의 연약한 믿음을 통렬하게 지적하여 드러냄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자신의 믿음을 다시 한 번 짚어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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