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생명 / 요한일서 1:2 (231217. 주일예배) ▣
지난주에 우리는 ‘생명의 말씀’이 영원 전부터 존재하셨던 예수님을 의미하며, 특별히 태초에 천지창조하실 때부터 하나님의 대리인 역할을 하신 것과 또한 자신의 죽음과 부활로써 죄인 된 자들을 구원의 영광으로 인도하시는 분임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살펴봤습니다. 그런 분을 요한 사도는 ‘생명의 말씀’이라고 소개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요한은 2절에서 ‘그 생명’이 어떤 성격의 것인지를 설명합니다. 그러니까 요한 사도는 ‘그 생명’을 ‘하나님’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한 것입니다. 왜 하나님 아버지를 ‘그 생명’으로 표현했을까요? 하나님만이 생명의 창조자이시며, 주관자이시며, 수여자이시기 때문입니다.
또 요한은 ‘그 생명’을 다시 언급하면서 ‘영원한 생명’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 자신의 영원하심을 암시합니다. 이 생명은 영원부터 영원까지 스스로 존재하시는 분이시라는 뜻입니다. 그러기에 영원부터 영원까지 그 거룩하고 영광된 성품이 결코 변하지 않으시고, 한 번 약속하신 것은 영원토록 변함이 없이 지켜내실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하나님 아버지를 ‘영원한 생명’이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니, 2절 초두의 말씀인 ‘그 생명이 나타내신바 된지라’는 말씀의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곧 이는 예수님의 성육신 사건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즉 그분은 생명 되신 하나님이 육신을 입고 현현하신 실체라고 알리고 있습니다. 모든 인간의 생명의 본질이신 하나님 아버지께서 육신으로 오신 예수님 안에서 증거 되어졌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과 하나님은 동일본질이시라, 그 두 분은 우리 개념처럼 둘로 나뉠 수 없는 완전한 하나이시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후반부에 이렇게 다시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가 우리에게 나타내신바 된 이시니라’고 말입니다. 여기서 설명하는 것도 ‘생명’입니다. 그 생명이 원래 하나님과 함께 있었으나 우리에게 계시되었다는 말입니다. 이처럼 요한 사도는 자신이 소개하고 있는 분이 바로 생명의 본질이신 하나님과 동등한 분이시라고 알리고 있습니다. 이 분과 사귀면, 죄인에게 생명을 주시며 인생을 의미 있게 하시는 하나님과 사귀는 것과 같다는 말입니다. 예수님을 아는 것이 하나님을 아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도 요한은 예수님을 이처럼 현현하신 하나님으로 소개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영원한 생명을 우리가 보았고 증거 하여 너희에게 전한다’고 말입니다. 이 말은 단순히 전달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이는 우리의 사귐이 ‘말씀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함축하고 있는 말입니다. 사도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사도들 자신들이 직접 보고 경험했던 것에 못지않은 참된 사귐을 이 말씀을 통해 이룰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말씀을 대하는 것이, 주님을 눈으로 보지 못한 우리 신자들도 사도들의 주관적 체험 못지않은 주님에 대한 체험을 소유할 수 있다는 위대한 소식인 것입니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오직 하나의 이유, 곧 성령께서 역사하시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는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크게 역사하십니다. 사도 일행이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진 것과 동일한, 아니 그보다 더 큰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역사하십니다. 사도는 이와 같은 배경으로 우리 모든 신자들을 이 사귐에 초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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