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탄이 된 베드로 / 마가복음 8:31-33 (210808. 주일예배) ▣
본문 말씀은 베드로가 예수님이 인정하시는 바르고 분명한 신앙고백을 한 직후에 일어났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신앙고백의 대상이신 예수님께서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십니다. ‘인자가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버린바 되어 죽임을 당하고 사흘 만에 살아나야 할 것을 비로소 그들에게 가르치시되’. 그 때 베드로가 예수를 말립니다. 그는 예수님이 고난 받고 죽임 당하셔야 한다는 말씀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 보이신 반응이 더 놀랍습니다. ‘예수께서 돌이키사 제자들을 보시며 베드로를 꾸짖어 이르시되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도다.’ 베드로의 그런 간구는 하나님보다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한 것이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과 같으며, 더 나아가 사탄의 행위요, 메시아의 길에 걸림돌이라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참으로 중요한 믿음의 속성을 가르쳐주고 계십니다. 구원 얻는 참된 믿음은 예수님을 무엇보다 먼저 십자가를 지고 죽으시는 분으로서의 메시아요, 죄를 위해 죽으러 이 땅에 내려오신 하나님의 아들로 믿는 것입니다. 적은 음식으로 많은 사람을 먹이고, 많은 병자들을 고쳐주신 그런 놀라운 이적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분으로서가 아니라, 내 죄를 용서해주시기 위해 대신 제물이 되어 주시고, 부활하심으로써 의를 나눠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믿는 믿음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예수님이 가진 능력을 필요로 해서 예수님을 찾는 믿음은 참된 믿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자신을 죄에서 구원해 주실 능력과 은혜가 온전하신 분으로 믿어야 함을 가르치고 계십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은 그 누구도 쉽게 이해되거나 즐거운 마음으로 흔쾌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특히 당시 유대인들에게는 메시아가 이스라엘을 구원할 능력 있는 왕으로 오신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유대인이나 제자들이나 다 같이 고난 받고 죽임당하는 메시아에 대해서는 감각이 없었습니다. 이와 같은 메시아상은 오늘날까지도 걸림돌이 됩니다. 아직까지도 메시아를 십자가와 부활에 뿌리를 두지 않고, 그 영광만을 위하여 찾아 나선 사람들이 많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십자가를 전하면 사람들은 ‘어디 전할 것이 없어서 십자가에서 처형당한 예수를 전하는가’ 하고, 부활을 전하면 ‘도대체 무슨 뜬구름 잡는 이야기야’라고 말하며, 그런 것 말고 우리 잘 사는 얘기 좀 해 달라고 합니다.
베드로에게 하신 책망이 나의 믿음에 대한 하나님의 음성인줄 알고, 내 믿음을 점검해봐야 합니다. 나는 무엇 때문에 예수님을 찾는지, 무엇이 필요해서 예수님을 구세주로 고백하는지 엄밀하게 돌아봐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서 주님은 이 말씀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주님의 음성을 달게 받고, 내 믿음을 내 죄를 사해주시기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는 믿음으로 채워가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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