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도를 ‘주’로 받은 우리 (2) / 골로새서 2:6-10 (210110. 주일예배) ▣
원수였던 우리를 우리의 죄를 대신한 아들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거룩하고 흠 없고 책망할 것이 없는 자로 자기 앞에서 세우고자 하신 것, 이것이 우리를 택하시고 부르신 하나님의 뜻입니다. 바울 사도가 이러한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려 하는 것’이 이 골로새서를 기록한 목적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러면 골로새서를 통해서 이 말씀을 받아 든 우리는 이 말씀과 어떤 관계이겠습니까? 그리스도를 믿고 의지하는 우리 모두 역시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시려는 하나님의 뜻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워져 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 신자들의 삶의 목적이요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고 책망할 것이 없는 자로 서기 위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자라가야 하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우리가 어떻게 이런 하나님의 뜻을 받들 수가 있겠습니까? 우리는 그 실마리를 ‘우리가 그를(그리스도를) 전파하여 각 사람을 권하고 모든 지혜로 각 사람을 가르침은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려 함이라’고 한 바울의 진술 속에서 붙잡을 수 있습니다. 사도는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일의 열쇠는 ‘그리스도’에게 있는 것입니다. 우리식으로 말한다면, 이 일은 그리스도께 달린 것이라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로서는 턱도 없는 일이니까요! 분명한 사실은 우리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로서는 그리스도 밖에는 달리 길이 없다는 확신을 갖는 것입니다. 우리로서는 그리스도를 향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말씀으로 와서 우리가 찾은 길이 무엇입니까?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그 안에서 행하되”라고 한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들이 그리스도를 주로 받았으니 그 길이 열린 것이라는 말입니다. 나를 대신하고 죽으시고 다시 사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의 주인이 되셨으니까요! 그러면서 바울은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그 안에서 행하라’고,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라’고 하면서, “그 안에 뿌리를 박으며 세움을 받아 교훈을 받은 대로 믿음에 굳게 서서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서 갈 수 있는 길을 바울은 이렇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는 길은 그리스도께 달렸으니 그리스도 안에 믿음의 뿌리를 내리고 그 믿음 위에 세움을 받는 길밖에 없다고, 그래서 말씀의 가르침을 받은 대로 믿음에 굳게 서서 가는 길이니 그 길은 감사함이 넘치는 길이지 않겠느냐고 하는 것입니다.
믿음에 굳게 서서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고 합니다. 이는 곧 그리스도 안에서의 충만한 삶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움 받고자 나아가는 우리 신자들의 평생의 길이 곧 그리스도 안에서 충만한 삶을 사는 길이요 그런 삶을 사는 방식이 된다는 뜻이 됩니다. 어떻게 이렇게 살 수 있겠습니까?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그 안에서 행하라, 그 안에서 살아라’는 말씀대로, ‘그 안에 뿌리를 박으며 세움을 받아 교훈을 받은 대로 믿음에 굳게 서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주님만을 향한다는 것이지요. 모든 게 그리스도께 달렸다고 했으니까요! 진실로 그리스도께 뿌리를 내리고 세움을 받는 것은 전적으로, 그야말로 전심으로 그리스도를 향하는 마음의 중심이 아니고서는 이룰 수 없는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또한 그런 과정 자체가 우리로 하여금 감사함으로 넘치게 하는 것이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이런 과정에서 우리가 감사할 수 있는 이유와 근거는 오직 그리스도께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감사함으로 충만한 이 상태는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오직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때문입니다. 그 분을 우리가 ‘주’로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 분이 우리가 사는 이유이고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필요한 모든 것이 그 분에게서 오기 때문입니다. 근본적으로는 그 분이 우리의 영원한 생명이 되어주시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의미는 생명의 창조자이신 하나님과 영원히 함께 하며 사귐과 교통의 관계를 이어간다는 뜻이고, 우리가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죄와 불의와 부정함과 불결함에서 완전히 씻김을 받고 완전히 구별되어야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의롭고 정결하며 거룩함에서 온전해 져야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리 될 수 있습니까? 그리스도의 모든 것이 우리의 것이 되도록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지혜와 의와 거룩이 대속함의 은혜와 함께 우리의 것이 된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주 안에서 살아가며 늘 기억하고 새롭게 깨달으며 또한 알게 된 대로 살아가려고 할 때에 감사함을 넘치게 하는 삶을 우리 같은 사람들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사도는 감사함을 넘치게 하는 데 있어서의 대적, 훼방꾼의 정체를 밝혀 놓았습니다. 그러니까 바울은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의 충만한 삶을 살게 하려는 뜻으로, 먼저 그 충만한 삶을 살지 못하게 하고, 그 감사함을 빼앗아가는 존재와 세력들을 공개(公開)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달리 설명 드리면, 우리 신자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워지며 자라가는 데에 있어서 늘 경계하고 주의를 기울여 살펴야 할 대상(對象)들을 사도 바울이 제시(提示)해 주며 구체적으로 그것들을 지적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아무도 철학과 헛된 속임수로 여러분을 노략질하지 못하도록 주의하시오. 이런 것들은 사람들의 전통과 세상의 초보적 원리들을 따른 것이지 그리스도를 따른 것이 아니라’고 한 것입니다. 사도는 ‘철학과 헛된 속임수’의 정체를 설명합니다. ‘이런 것들은 사람들의 전통과 세상의 초보적 원리들을 따른 것이지 그리스도를 따른 것이 아니라’고요! 이 어려운 말들을 쉽게 풀어드리면, 세상 사람들이 지금의 현실 가운데서, 즉 각 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예술, 그리고 종교 등 모든 것을 망라한 사회적 구조나 생활 방식 안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도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우리 신자들조차도 이런 속임수에 속을 수 있고 또 속고 있다는 뜻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사도가 이렇게까지 언급한 것은 그만큼 ‘철학과 허무맹랑한 속임수’의 위력이 크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의 전통과 세상의 초보적 원리들을 따르는 것’이 온 세상과 모든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사람의 세상인 것이지요. 하나님을 배제하고서도 얼마든지 살 수 있는 인간 사회, 인간 세상을 만들어냈다는 얘깁니다. 그러니 그 지배를 누가 벗어날 수 있겠냐는 것이지요! 그러면 어찌해야 되겠습니까? 이 점을 누구보다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도 바울이, 이러한 세력을 의식하고서 엄청난 진술을 하게 됩니다. 어떻게 말하고 있습니까? “그 안에는 신성의 모든 충만이 육체로 거하시고, 너희도 그 안에서 충만하여 졌으니 그는 모든 통치자와 권세의 머리시라”고 한 것입니다. 그리고 사도는 15절까지 ‘그리스도를 따른 결과’를, 곧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에게 일어난 일’을 인간의 지혜로는 감당할 수 없는 깊이와 풍성한 규모로 설명합니다. 우리 신자들로 하여금 속지 않도록 하기 위함인 것입니다. 속은 상태로는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자라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어쩌면 사람과 세상에 속하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럽고 그리 되지 않는 것이 이상하고 잘못된 것같이 느낄 수밖에 없는 현실의 실체를 드러냄과 아울러, 그 현실을 떠나서 그리스도를 따르게 된 은혜와 그로 인하여 주어진 영적 실체가 얼마나 크고 놀랍고 복된 것인지를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그리스도 안에 우리를 세우려는 것이 바울의 의도요 목적인 것입니다.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하여, 그리고 교회와 성도를 사랑하는 열심으로 이 놀라운 복음의 진술을 하게 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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