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리는 것은 영이니 / 요한복음 6:60-65 (200531. 주일예배) ▣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서 계속 같은 내용의 성경 말씀을 보고 있는 중입니다. 본문은 예수님께서 ‘오병이어’의 표적의 의미를 설명하시는 가버나움 회당에서의 일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그 중에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부활 승천하신 후 보내실 성령을 가리켜 하신 말씀이요 그 성령께서 행하실 일이 바로 죽은 자를 살리는 일일 것을 알리신 것입니다. 특히 ‘육은 무익하니라’고 하신 말씀은 단순히 우리의 육신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죄로 부패한 우리 옛 사람을, 죄 중에 잉태되고 죄 가운데서 태어난 대로의 우리 인간을 가리킵니다. 우리를 살리는 것은 오직 성령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요 부패한 우리 옛 사람으로는 불가능하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그 영원한 생명을 얻으며 누리는 일은 오직 성령으로써만 가능하며, 우리의 육은, 부패한 육의 사람은 이 일에 이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너희에게 이른 말은 영이요 생명이라’고 하십니다. 지금까지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내용이 다 성령과 생명에 관한 것이라, 즉 살리는 영으로서 성령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그 생명에 관한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 말 속에 담긴 깊은 뜻을 풀어서 설명한다면 예수님께서 그의 살과 피를 우리에게 주어 우리로 먹고 생명을 얻게 하십니다만, 이 일을 성령을 통하여 이루실 것을 알리신 것입니다. 즉 우리로 하여금 그의 죽으심의 은혜를 믿음으로써 영생을 얻게 하시는 이 일을 부활 승천하신 다음 성령을 보내어 우리 각 사람에게 실현하시리라는 뜻입니다.
이어서 믿음은 사람이 자기 힘으로 믿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십자가의 도와 성령께서 우리 안에 이루시는 생명의 역사라는 신비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이를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오직 하나님으로 말미암으며 그만이 가능하게 하신다는 사실을 알리시되 ‘내 아버지께서 오게 하여 주지 아니하시면 누구든지 내게 올 수 없다’고 앞에서 하신 말씀을 상기시키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우리를 이끌어 아들에게로 인도하시는 은혜 없이는 아무도 아들을 믿을 수 없다, 십자가와 부활, 중생과 영생이라는 걸림돌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아들에게 나를 맡기는 믿음에 이를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런 사실 자체가 걸림돌이 되어 걸려 넘어지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 ‘내 힘으로 되지 않는 일이니 내가 아무리 해도 소용이 없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아예 포기하는 일이 더러 있습니다만, 그러나 이것은 어리석은 생각이요 결코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사람이 스스로 이해할 수도, 확인할 수도 없는 예정과 선택의 신비에 대하여 우리에게 알리신 것은 거기에 걸려 넘어지라고 알리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친히 이루어 가신다는 사실을 알림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확신과 소망을 가지게 하려는 뜻에서였습니다. ‘나는 할 수 없어도 하나님께서는 나 같은 자에게도 이런 놀라운 일을 이루실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려 하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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