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 요한복음 3:14-16 (200517. 주일예배) ▣
유대인의 선생이요 지도자인 니고데모와 예수님과의 대화에서 시작된 일련의 말씀을 통해서 우리 믿는 자들의 신앙과 그로 인해 일어난 중대한 내용들을 살펴보았고,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나라, 중생, 십자가, 믿음, 영생은 서로 뗄 수 없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크게 보면 하나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흔히 믿음이라고 하면 그저 성경이 가르치는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더 나아가서 그 내용을 잘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믿음은 분명히 이런 요소와 면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가 행하시는 표적을 보고서 하나님으로부터 오신 선생으로 믿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의탁하지 않으심으로써 어떤 의미에서는 대단하다고 할 만한 이런 믿음조차 신뢰하지 않으셨습니다. 믿음은 단순히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이요 사람의 영혼이 성령의 능력으로 근본적으로 변화되는 영적 출생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참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는 것이 사실이나 일반적인 의미에서 예수님에 관한 내용을 사실로 인정하면 구원을 받는다는 그런 정도의 일로 생각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안고 있는 죄의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으며 이 문제를 극복하고 구원에 이르는 것은 옛 사람이 죽고 새 사람으로 나는 영적 출생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받는 구원의 은혜는, 즉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며 그 나라를 보고 경험하는 일은 이렇게 깊고 신비한 것입니다.
오늘 말씀에서 예수님께서 중생과 관련하여 가르치고자 하신 중요한 내용을 정리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중생은 분명히 성령님의 주권적이며 신비한 역사를 통하여 우리에게 실현되는 것이 사실이나 중생의 근거는 어디까지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곧 그가 우리 죄인을 위하여 이루신 구속에 있는 것입니다. 오직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속을 토대로 성령께서 우리 안에 새 생명이 시작되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와 함께 우리 옛 사람이 죽고 그와 함께 새 생명으로 사는 이 은혜를 받아 누리는 형식은 오직 믿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령님의 주권적이고 신비한 중생의 역사는 우리의 믿음과 함께 가는 것이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중생은 특별한 몇몇 사람만 경험하는 특수한 제한적 경험이 아니요 십자가의 은혜나 그에 대한 믿음과 무관하게 경험하는 고립된 경험도 아니요 모든 신자가 경험하는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구원 경험인 것입니다. 우리가 항상 들어온 복음의 내용과 다른 특별한 내용이 아니요 이미 우리가 친숙하게 들어온 바로 그 내용입니다. 역으로 말하면 우리가 이렇게 친숙하게 들어온 복음의 내용이 실은 참으로 깊고 신비로운 일이요 하나님의 무한한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놀라운 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