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일 죽은 자의 부활이 없으면 / 고린도전서 15:12-22 (220417. 부활절 예배) ▣
‘교회가 어떻게 세워지고 본질이 무엇이며, 교회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 포괄적이면서도 깊은 원리를 제시하고 있는 사도 바울은 마지막으로 결국 우리가 어떠한 종국을 바라보고 어떠한 소망을 가지고 살아갈 것인가에 관하여 진술해 가는데, 다름 아닌 그리스도의 부활과 더불어 그리스도의 재림으로써 그에 대한 대답을 제시합니다. 그런데 사도는 먼저, 교회가 종국을 향하여 소망을 갖는 것도 결국은 ‘성경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장사 지낸 바 되셨다가 성경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신’ 이 실제(實際)의 역사에 근거한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그런 뒤에 사도는 고린도 교회 안에서 일어난 한 가지 문제를 드러냅니다.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셨다 전파되었거늘 너희 중에서 어떤 사람들은 어찌하여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이 없다 하느냐?” 하나님 나라인 교회에서 전하고 가르치는 것은 바로 이 사실인데, 그런데 죽은 자의 부활이 없다고 하면 어찌 되겠냐는 것이지요! 그때나 지금이나 교회를 흔드는 방법은 어쩌면 너무 간단합니다. 이 한 마디면 족합니다. ‘어떻게 죽은 자가 다시 사냐?’ 이것으로 ‘끝’입니다. 이 생각대로 라면, 바울은 ‘우리가 전파하는 것도 헛것이요 너희 믿음도 헛것’이라고 단정(斷定)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 하에서 사도는 복음의 변증을 전개해 가는데, “만일 죽은 자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으리라”는 진술로 시작합니다. 이 구절이 의미하는 바는 깊고 광대합니다. 바울은 하나님께서 사망도 생명도 다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만일 죽은 자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으리라”고 설명한 것입니다. 우리 신자들이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 하면, 그것은 사망도 생명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우리가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 신자들은 부활의 능력 자체를 믿는 게 아니고 오직 그 능력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바울은 부활을 부인함으로써 교회를 파괴하려는 최대의 적이 어떻게 우리 가운데 침투해 있는지를 밝혀 줍니다.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세상의 삶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이리라”고요! 부활의 신앙의 최대의 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우리의 매일의 삶이 어쩌면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지 못하게 하는 그 현장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말씀 없이 우리의 생각대로 라면 우리는 ‘내가 바라는 것은 다만 이 세상의 삶뿐이라’는 방식으로 살 수밖에 없습니다. 바라는 것이 다만 이생뿐이라는 것은 곧 죽은 자의 부활이 없다는 관념에서 나온 삶의 방식이니, 이렇게 살아가는 우리를 향해 바울이 내린 결론은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바울은 고린도교회의 가장 큰 문제를 가지고 교회가 바라는 종국적인 소망에 대해서 밝혀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죄를 위하여 죽었다가 다시 사신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것이라고, 곧 부활의 소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즉 우리는 무엇보다 영원한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며 사는 것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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