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을 단련함 같이 하셨으며 / 시편 66:8-12 (220327. 주일예배) ▣
시편 66편은 문자대로 단순히 찬송을 촉구하는 말씀이기 전에, 65편처럼 회개하고 자기를 의뢰하는 자들은 누구든지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구원과 도움을 받을 것이 확정되어 있음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시편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찬송을 불러야 하는지를 알게 하는 말씀이라고 했는데, 지난주의 내용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구원하셨는가 하는 그 능력의 크심이 우리의 찬송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의 큰 주제는 섭리(攝理)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크고 깊으신 섭리를 베푸실 것이기 때문에 찬송하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본문을 보면, 우리들이 흔히 좋아하는 찬송의 이유들이 아닙니다. ‘그는 우리 영혼을 살려 두시고 우리의 실족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는 주시로다.’ 갖가지 시험을 당할 때라도 실족하지 않게 우리의 생명을 붙들어 주시는 하나님을 찬송하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이여 주께서 우리를 시험하시되 우리를 단련하시기를 은을 단련함 같이 하셨으며.’ 즉 ‘우리를 연단시켜 주심을 감사합니다!’, 이런 찬송을 부르라는 말입니다. 또한 ‘우리를 끌어 그물에 걸리게 하시며 어려운 짐을 우리 허리에 매어 두셨으며 사람들이 우리 머리를 타고 가게 하셨다’고 합니다. 우리를 꼭 죽을 것 같은 막다른 골목에 처하게도 하시며 그나마 거기서 빠져 나왔다 싶으면 짊어진 인생의 무게 때문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그런 현실을 살게 하신 하나님을 찬송하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왜 근심 걱정 없이 편하게 살게 하신 다음에 그것을 찬양하라고 하지 않으시고 이런 것이 찬송의 내용이라고 하시는 것일까요? 그 이유를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주께서 우리를 끌어 내사 풍부한 곳에 들이셨나이다.’ 즉 끝이 좋기 때문이라는 말입니다. 우리가 예수 믿는 자들인데도 고난과 시험과 수모를 겪는 것과 또 그것을 찬송의 이유로 삼으라고 하신 명령에는 이런 의미가 들어있는 것입니다. 고난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함께 계시고 무엇보다 천국의 풍성한 영광을 누리고 관리하고 다스리기에 합당한 자로 만드시려는 훈련을 시키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예수 믿는 자들의 인생에는 그 누구도 예외 없이 이와 같은 하나님의 섭리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자꾸 잊어버리는 것이 문제입니다. 힘들면 그저 힘든 것을 면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그 고난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관심을 갖고 훈련시키고 계신다는 사실을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더 힘들어 집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당하는 고난 중에 이런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고 기억하는 자에게는 참으로 영광이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고난을 당하여서도 그 안에서 하나님의 임재와 하나님의 섭리를 기억하고 믿음으로 찬송하는 자들을 기뻐하십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주는 자들이 있다는 것이 하나님께도 기쁨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이런 하나님의 섭리를 찬송하는 자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회개하고 하나님만을 의뢰하는 성도라면,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나타난 그 섭리가 우리에게도 임하여 있음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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