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 시편 63:1-3 (220116. 주일예배) ▣
시편 63편도 54편부터 계속 되어온 고난에 처한 성도의 자세와 관련된 말씀입니다. 그러나 이 시편은 그러면서도 조금 특별한 내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 시편이 앞선 시편들처럼 신자들에게 고난이 왔을 때 ‘어떻게 하라’는 식의 권면은 없고, 전부 ‘내가’ 어떻게 했다는 고백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절부터 10절까지 ‘나’라는 1인칭 주어로 계속 고백하다가 마지막 11절에 가서 ‘왕은 하나님을 즐거워하리니’라고 함으로써 3인칭으로 객관화시켜서 말합니다. 이는 지금까지 ‘내가’라고 말했던 주인공이 ‘왕’의 신분을 가진 분이라는 말입니다. 곧 이 시편은 하나님 나라의 왕 된 신분을 가진 이가 고난 받았을 때 어떻게 하였는가를 보여주는 시인 것입니다.
이때가 ‘고난 받을 때’라는 점은 표제에 ‘다윗이 유다 광야에 있을 때’라고 한 점에서 알 수 있습니다. 이 시는 다윗이 왕으로 있으면서 아들 압살롬에게 유다 광야로 쫓겨 나갔던 때에 지은 것입니다. 왕으로 있다가 아들이 죽이려고 덤벼드니까 광야로 피한 아비의 비참한 처지에서 이런 고백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윗이 이 시편을 통해서 나타내려고 한 것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메시아께서 고난 받으실 때 어떻게 그 고난을 이기셨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 점을 다윗이 자기가 왕의 신분으로 반역을 당할 때 유다 광야로 쫓겨 가서 지은 시로 보여준 것입니다. 거기서 이 땅에 오셔서 자기가 지은 사람들에게 배척당하고 십자가에 못 박혀 홀로 죽으셔야 했던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 하는 계시가 나온 것입니다. 즉 우리의 왕이신 메시아께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어떤 믿음을 보이셨는가 하는 점이 본 시편으로 계시된 것입니다.
그러면 왕은 자신을 죽이려 덤비는 아들에게 쫓겨 광야로 도망가야 했을 때, 어떻게 행동했습니까? 먼저, 왕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광야에서 제일 먼저 하나님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확고히 합니다. ‘하나님이여 주는 나의 하나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내가 아무리 험한 꼴을 당해도 ‘하나님은 내 하나님이시라’는 믿음은 변하지 않고 갖고 있는 것입니다. 이 말씀이 그대로 십자가 위에 달리신 예수님에게서 성취되었습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고 소리치셨다는 말씀이 그것입니다. 그 말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라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모든 인류의 죄를 한 몸에 짊어지시고 하나님의 진노의 심판을 당하시고 죽어가던 그 순간, 하나님께서 죄의 대가로 그 아들을 죽음에 버리시던 순간조차도 예수님은 하나님에 대해 ‘나의 하나님’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모습이 왕이신 메시아께서 우리 모든 신자들의 대표자로써 보이신 믿음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어려움 중에도 ‘내 하나님이여’라고 부르는 믿음, 하나님을 간절히 찾는 믿음, 광야에서도 성소에서와 같이 하나님의 임재를 구하는 믿음, 자신의 생명보다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귀하게 여기는 믿음, 곤란 중에도 하나님을 찬양하기를 계속하는 믿음, 그런 믿음이 모든 신자들이 함께 가져야 할 올바른 믿음이라는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