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 도다 / 시편 62:5-12 (220109. 주일예배) ▣
고난 속에서 하나님께 기도하는 자는 침묵하며 기다리라고 한 다음 시편 기자는, 그러면 우리 신자들이 어떻게 기다려야 하는지에 대하여 설명을 합니다. 그런데 아무 일 안 하고 누워서 열매가 떨어지기만을 바라는 식은 하나님 앞에서 기다리는 처사가 절대로 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일상의 모든 일을 본래대로 수행하는 것에서부터 그 기다림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기다리는 내내 그리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시시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신자의 기도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본질을 지닙니다. 나는 기도한다, 곧 나는 하나님만을 의지한다, 바로 이것입니다. ‘시시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바로 이어서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고 권고합니다. 고난 속에서 신자는 ‘하나님 앞에 자신의 마음을 토하는 사람’으로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토하라’는 말씀 안에는 그만큼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현실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우리 신자들의 상황이 그러할 때에, 하나님 앞에 자신의 그 마음을 토해내라고 하는 겁니다. 하나님께 자신의 마음을 토하지 않으면서 하나님을 의지한다는 것은 거짓입니다. 아니 하나님을 불신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이유를 다윗은 다음 절에서 제시합니다. “사람은 입김이며 인생도 속임수이니 저울에 달면 그들은 입김보다 가벼우리로다.”
이 구절은, 하나님께 고통스런 자신의 마음을 토해내지 못하는 근본 원인에 대하여 암시를 주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이렇게 의지할 아무런 능력도, 그 어떤 근거도 없는 사람들을 찾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자신을 도울 수 있을 것 같은 ‘눈에 보이는 사람’들에게 그 마음이 향해 있기 때문에,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하나님께만 마음을 쏟아놓는 일이 쉽사리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께는 마음을 조금 쏟고 남은 대부분의 마음을 사람에게 쏟으며 그 사람에게 기대를 걸고 있으니, 그게 다 쓸데없는 일이요 허망한 일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주님은 우리가 사람 외에 또 다른 허망한 것을 곧잘 의지하는 줄 아시고 이렇게 명령하십니다. “포악을 의지하지 말며 탈취한 것으로 허망하여지지 말며 재물이 늘어도 거기에 마음을 두지 말지어다.” 성경 어디에서나 하나님은 일관되게 우리에게 가르치십니다. 사람을 의지하지 말라, 재물에 마음을 두지 말라, 대신에 오직 영원하시고 변치 않으시는 하나님께만 마음을 쏟으라, 그것이 기도하고 기다리는 신자들의 특징이라는 말입니다. 끝으로 우리가 왜 기다려야 하는지, 왜 오직 하나님께만 마음을 쏟아놓고 사람이나 재물을 의지하지 않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여호와 하나님은 전능하시기도 하시면서 또한 가장 인자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인자하심이라고 할 때, 인자는 외부의 조건에 상관하지 않고 사랑이나 은혜나 자비나 선을 베풀어주시는 속성을 말합니다. 모든 사랑과 은혜와 자비와 긍휼이 이 인자하심에서 나옵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는 이와 같이 온전한 힘과 무한한 인자가 다 있습니다. 바로 그 점이 우리가 오직 하나님 안에서 쉴 수 있는 이유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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