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제가 죄를 범하거든 / 마태복음 18:15-35 (211128. 주일예배) ▣
“천국에서는 누가 크니이까?” 제자들의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예수님의 말씀이 이어지고 있는 맥락입니다. 지금까지는 너희가 ‘누가 크냐?’를 물을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책망이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의 요점(要點)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길 잃은 한 마리 양을 찾는 비유와 연결이 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형제가 죄를 범했을 때에 그 죄를 범한 형제를 욕하거나 버리거나 하지 말고 오히려 그 형제를 얻기 위하여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말씀하신 내용입니다. 먼저는 ‘너와 그 사람과만 상대하여 권고하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곧 욕하고 소문내서 그 죄 가운데서 헤어 나오지 못하도록 짓밟아버리지 말라는 뜻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리고 “만일 듣지 않거든 한두 사람을 데리고 가서 두세 증인의 입으로 말마다 확증하게 하라”고 하십니다. 자신의 권고를 뿌리친다고 해서 그대로 포기하지 말고 이제는 교인 중 한두 사람과 함께 가서 죄에서 돌이킬 것을 권면하라고 하시며, 또한 그 한두 사람이 증인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라고 하십니다. 이어서 “만일 그들의 말도 듣지 않거든 교회에 말하고 교회의 말도 듣지 않거든 이방인과 세리와 같이 여기라”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범죄 한 형제를 회개하도록 하기 위한 이 모든 과정이 단지 땅에서의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도 이루어지는 차원이라는 사실까지도 밝혀주셨습니다.
지금까지의 말씀은 한 마디로 누구나 죄를 범하고, 또 그런 상황이 언제나 일어난다는 점을 일깨워준 내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크냐’, 그것도 ‘천국에서 누가 크냐’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겠느냐는 말씀을 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의 핵심 내용이 이어지는데 곧 ‘용서’에 관한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 나라는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기되 작은 자로 하여금 실족하지 아니하도록 극히 주의하며 오히려 길 잃은 소자를 찾아 나서서 다시 돌아오게 하는 곳이라고 하신 뒤에, 범죄 한 형제를 버려두지 않고 찾아가서 권면하는 나라요 그가 회개하노라고 하면 하루에 일곱 번씩이라도 용서하는 나라이며, 일곱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흔 번의 일곱 번까지도 용서하는 곳이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러면서 일만 달란트 빚진 자의 비유를 들어 하나님 나라가 무한한 용서의 나라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셨습니다. 3톤 트럭 100대 분량의 금은을 임금에게 빚진 자가 임금의 긍휼을 입어 어떤 조건이나 단서도 없이 완전히 탕감을 받은 상태에서 자신에게 100일분의 품삯을 빚진 동료를 옥에 가두어버렸다는 내용이 비유의 골자입니다. 비유 속의 주인공은 용서의 사랑을 전혀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 일만 달란트 빚진 자가 누구이겠습니까? 바로 우리 자신 아니겠습니까! 본래 우리 믿는 자들의 처지가 이러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용서 못할 사람이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오늘 본문도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용서하며 살아가야 하는 처지에서 우리 믿는 자들이 ‘누가 크냐? 아니 천국에서 누가 크냐?’는 의식 자체를 용납할 수 있겠느냐고 준엄하게 책망하시는 말씀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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