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릴 것과 사모할 것 (4) / 베드로전서 2:1-3 (230115. 주일예배) ▣
중생은 새 생명과 새 삶의 시작과 출발점이요 그리하여 지금부터 걸어가야 할 길은 멀고 오랜 길입니다. 젖을 먹고 자라는 유아기에서 시작하여 장성한 자로 서기까지 참으로 오랜 자람과 성숙의 과정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사도는, ‘너희에게서 이런 영적 자람과 성숙을 이루게 하는 신령한 양식을 사모하라’고, 더욱이 더럽혀지지 않고 순전한 영적 양식을 사모하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관건은 ‘더럽혀지지 않고 순전한 영적 양식을 어떻게 분별할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그래서 지난 주일에 이어 오늘은 누가복음 15장의 ‘돌아온 탕자의 비유’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실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말씀은 잃어버린 영혼을 찾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또 다른 비유를 통하여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하신 내용입니다. 아버지를 떠나 모든 것을 탕진하고 짐승과 같이 비참한 신세로 전락한 탕자의 모습은 하나님을 떠나 제멋대로 살면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선한 것을 다 잃어버리고 추악하게 되어버린 우리의 영적 모습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비유의 반전은 큰 아들에게서 나타납니다. 아버지를 거역하여 떠나 모든 것을 탕진하고 돌아온 아우는 마땅히 책망과 처벌을 받아야 하며 적어도 집에서 뼈 빠지게 일만 한 자기보다는 못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데 오히려 더 특별한 대우를 받으니 이는 공평치 못한 처사라고 불평하고 원망한 것입니다.
이 내용에서 두 종류의 더럽혀진 말씀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그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자신의 수고와 섬김의 대가로 주어지는 줄 알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를 이렇게 만든 것이 바로 더럽혀진 말씀입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수고와 섬김의 대가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받는다고 하는 가르침입니다. 이것이 왜 더럽혀진 양식이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한 번도 이러한 사랑으로, 즉 그런 자들의 수고와 섬김의 대가로 저들을 사랑하신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이제나저제나 항상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사랑받을 가치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랑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한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아버지를 위하여 아무 일하지 않아도 사랑하는 아버지의 사랑, 부모를 거역하여도 여전히 사랑하는 그런 사랑, 아무 조건 없이 은혜로 베풀어지는 사랑은 알지 못하였습니다. 이렇게 큰아들은 아버지 집에 항상 거하면서 몸으로는 아버지와 함께 지냈는지 모르나 정작 아버지의 참 사랑은 경험하지 못한 불행한 사람이었습니다. 더럽혀진 양식의 두 번째 실체는, 그 형이 가리키는 바리새인들이 스스로 하나님을 경외하여 그의 모든 계명을 범하지 않았고 하나님을 떠난 적이 없었다고 생각하였으며 이러한 자기들의 의로움으로 천국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였다는 사실에서 드러납니다. 그들을 이렇게 만든 것이 바로 더럽혀진 말씀입니다. 율법을 지켜 행할 수 있다고 하는 말씀, 그래서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 의롭다 여기게 만드는 모든 가르침이 바로 더럽혀진 말씀의 대표 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들 스스로 내세웠던 자신의 의로움이 하나님께는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요? 한갓 가증스러운 것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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