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릴 것과 사모할 것 (2) / 베드로전서 2:1-3 (221211. 주일예배) ▣
바로 앞의 1장에서 중생의 은혜로 시작하고 마감한 데 이어 주어진 권면의 내용이 오늘 본문 말씀입니다. 그런데 “모든 악독과 모든 기만과 외식과 시기와 모든 비방하는 말을 버리라”고 권면하는 까닭은 중생으로 시작된 새 생명에는 이런 것들이 이질적이어서 너무 낯선지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새 생명은 이런 것들과 함께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런 일들은 새 생명과, 즉 죄에 대하여 죽고 하나님을 향하여 사는 새 생명과 함께할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갓난아기들 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 이는 그로 말미암아 너희로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 함이라. 너희가 주의 인자하심을 맛보았으면 그리하라”고 합니다. ‘갓난아기’라는 말이나 ‘젖’이라는 말은 앞에서 거듭 언급한 중생을 염두에 둔 표현들입니다. 더욱이 ‘지금 막 태어난 젖먹이’로서 젖을 먹고 자라도록 하라는 말은 중생은 신자에게 있어서 새로운 삶의 시작과 출발일 뿐 완성이 아님을 일깨우며, 또한 장성한 상태에 이르기까지는 ‘지금 막 태어난’ 젖먹이가 자라 성인이 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만큼 오랜 자람과 성숙의 과정이 필요함을 일깨우는 말입니다.
어떤 분들은 중생이 마치 믿음의 완성이요 종결인 것처럼 중생한 것을 내세우고 다니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만,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중생은 새 생명과 새 삶의 시작과 출발점이요 지금부터 걸어가야 할 길은 멀고 오랜 길입니다. 젖을 먹고 자라는 유아기에서 시작하여 장성한 자로 서기까지, 또는 구원의 완전한 목표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오랜 자람과 성숙의 과정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사도는 ‘너희에게서 이런 영적 자람과 성숙을 이루게 하는 신령한 양식을 사모하라, 이런 영적 양식을 먹고 자라기를 사모하고 소원하라’고 말합니다. “너희가 주의 인자하심을 맛보았으면 그리하라”는 것은 ‘너희는 이미 주의 선하심을 맛보았으니 이렇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뜻입니다.
더욱이 더럽혀지지 않고 순전한 영적 양식을 사모하라고 말합니다. 우리 영혼을 먹여 살게 할 양식이 더럽혀진 나머지, 하나님의 말씀이 사람의 이런저런 죄 된 생각과 오해로 왜곡되고 변질된 나머지 우리로 하여금 영적으로 자라 성숙하게 하는 대신 오히려 독초와 같이 영혼을 상하게 하고 해칠 위험이 없지 않음을 경계하는 말씀입니다. 그러하니 오직 더럽혀지지 않은 순전한 말씀, 참으로 우리 영혼을 살리며 윤택케 할 순전한 말씀을 사모하라는 뜻입니다.
사도는 이와 같은 말씀으로 우리에게 자기 귀에 들리는 모든 교훈을 분별없이 다 받아들이는 신중하지 않은 자가 되지 말고, 항상 주님의 계명 앞에 정직하게 서서 죄를 가볍게 여기는 자들을 따르지 말며 모든 교훈을 신중하게 살펴 심판 날에 인자와 진리 안에 거할 것을 권고합니다. 귀에 들리는 모든 교훈을 신중하게 살펴 죽음 이후에까지 안전과 복락을 제공하는 길을 찾아 사는 것이 자기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지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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