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썩지 아니 할 씨로 된 것이니 / 베드로전서 1:22-25 (221009. 주일예배) ▣
사도 베드로는 우리의 행위를 하나하나 정확하게 헤아리시고 판단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한없이 귀중한 은혜를 날마다 입으면서 살아가는지라 가벼운 마음으로 경솔하게 처신하지 말 것이며 잠시 이 땅에서 나그네로 지내는 동안에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어 가라고 권합니다. 우리가 이런 고귀한 은혜를 입어 하나님께 믿음과 소망을 두고 살아가게 된 것이 세상의 썩어 없어질 어떤 귀중한 것을 대가로 치뤘기 때문이 아니라 오직 흠 없고 점 없는 어린 양 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대가를 지불한 것 때문임을 생각하면 이 땅에서 남은 날을 어떤 마음과 자세로 이 고귀한 구원을 이루어 가야 할 것인지 분명하리라고 일깨웁니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 본문이 이어집니다. “너희가 진리를 순종함으로 너희 영혼을 깨끗하게 하여 거짓이 없이 형제를 사랑하기에 이르렀으니 마음으로 뜨겁게 서로 사랑하라.” 이전에 무지하여 부끄러운 욕망과 야심을 품고 살았던 것과는 달리 믿고 난 다음 우리 신자가 살아야 할 삶이 어떤 것인지 한 마디로 요약하여 가르치되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의 거룩하심처럼 우리도 거룩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이 말씀은 레위기 전체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너희가 진리를 순종함으로 너희 영혼을 깨끗하게 하여”라고 한 내용은 바로 레위기의 이런 가르침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즉 우리 신자가 복음의 진리를 받아들임으로써 레위기가 명하는 ‘성결’의 은혜를 입게 된 것을 알린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영혼에서 이루어진 이 성결은 영혼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말과 행실 등 존재 전체에 퍼지게 되는 것을 염두에 두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마음으로 뜨겁게 서로 사랑하라”고, 복음의 은혜로 성결케 된 영혼에서 나오는 거짓 없는 진실한 사랑으로 서로 뜨겁게 사랑하라고 권합니다. 그런 다음 하나님의 말씀과 관련된 중요한 구절이 이어집니다. 앞에서는 하나님께서 우리로 중생하게 하신 은혜가 죽은 자들 가운데서 아들을 다시 살리신 부활을 통하여 베푸신 것이었다, 즉 우리 믿는 자로 하여금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림 받으신 그리스도의 부활에 함께 참예하게 하심으로써 우리도 살림 받게 하신 은혜로 말하였습니다만, 여기에서는 이 일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베푸신 은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앞에서는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하여 우리로 중생케 하셨다고 말하는 반면 여기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중생케 하셨다고 하니 서로 다른 내용이라고 오해할지 모르겠으나 사실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하여 우리로 중생케 하시는 그 일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이루시기 때문입니다. 물론 단순히 어떤 말을 듣고 믿음으로 받아들인다고 해서 그것이 죄로 죽은 우리를 다시 살림 받게 하는 것은 아니며, 말씀이 전해지고 이 말씀이 믿음으로 받아들여지는 전 과정에 성령께서 말씀과 함께 역사하셔서 죄로 죽은 영혼이 다시 살림 받는 이적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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