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제와 서원 / 시편 66:13-15 (220403. 주일예배) ▣
66편은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께 자기를 의뢰하는 자들은 누구든지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구원과 도움을 받을 것이 확정되어 있으니 그런 구원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영광에 합당한 찬송을 드리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3절에서 갑자기 ‘나’라는 1인칭 단수로 말하는 시편 기자가 구체적으로 누구인가를 결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여기의 ‘나’는 교회의 머리이신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곧 본문은 메시아께서 교회를 위해, 특별히 회개한 이방인들을 위해 주신 말씀인 것입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 ‘내가 번제물을 가지고 주의 집에 들어가서 나의 서원을 주께 갚으리니 이는 내 입술이 낸 것이요 내 환난 때에 내 입이 말한 것이니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결국 이런 말씀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겠습니까? 회개한 이방인들로 인해서 교회가 생겨난 것이 무서운 고난을 당하신 메시아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어주신 결과라는 것입니다. 메시아께서는 자신이 당하는 고난으로 말미암아 유대인뿐만 아니라 온 세상 모든 민족에게까지 구원 얻을 자들이 생겨나게 해 달라는 기도를 드렸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메시아께서 고난 중에 말한 서원입니다. 메시아께서 자기 목숨을 바침으로써 세계 열방을 백성으로 하는 교회가 세워지도록 해 주시라고 기도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메시아의 서원이 있었고, 메시아께서 고난 중에 그 서원을 성취하셨기에 이방인도 구원 받게 되는 교회가 생겨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그런 메시아의 서원을, 그것도 생동감 있는 표현으로 지금 현재 하나님께 번제의 제사를 드리고 서원을 완성하고 있음을 말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앞의 문맥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앞에서 우리는 이방인 중에 구원 받은 자들을 향해 메시아께서 찬송하라고 명령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찬송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예전에 하나님께서 바다를 가르고 강물을 멈추게 하신 능력으로 베푸신 구원과 광야 40년을 지나가게 하신 이스라엘이나 욥이나 다윗에게 베푸셨던 기이하신 섭리가 회개하고 의뢰하는 자들 모두에게도 베풀어질 것이 확실하다는 의미라고, 즉 이렇게 구원의 은혜와 섭리의 역사가 확실하니 찬송해야 마땅하지 않겠느냐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그런 의미의 말씀에 이어 ‘내가’ 지금 현재 번제를 드리고 있고 서원을 갚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은, ‘회개하고 의뢰하는 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구원하심과 섭리하심은 그 궁극적인 목적을 반드시 성취하고야 만다’는 것을 강조하여 말씀하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 무서운 죄악의 올무에서 벗어나와 구원 받는 것이나 구원 받은 이후에도 편해지기는커녕 그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걸어가야 하는 신자의 인생도 다 하나님이 목적하신 완성을 반드시 보게 되리라는 것입니다. 그 점을 기억하라는 말씀입니다. 즉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이 그 점을 보증하는 보증인(保證人)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로 하여금 그 사실을 확신하도록 도우시려는 것입니다. 이점이 바로 시편 66편의 역할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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