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 무리의 본이 되라 / 베드로전서 5:3-4 (231008. 주일예배) ▣
양떼를 돌보는 목자의 심정으로 하나님의 양 무리를 돌보되 마지못해 감당하듯 하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자원함으로 돌볼 것이며 더러운 이를 위하여 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권하였습니다만, 오늘 말씀은 ‘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고 오직 양 무리의 본이 되라’고 권합니다. 우선 ‘맡은 자들에게 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라’는 말씀은 목회자가 교회를 돌볼 때 주장하는 자세를 취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그가 돌보는 양 무리가 하나님의 양 무리요 그에게 맡겨진 양 무리이기 때문임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은 교회를 가리켜 하나님의 양 무리라고 말합니다. 교회는 목회자의 소유가 아니며 그렇다고 해서 교인들이 교회의 주인도 아니며 다만 하나님의 소유라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양 무리를 목회자에게 각각 나누어 맡기셨으며 목회자는 이처럼 하나님의 양 무리 중 일부를 맡아서 돌보는 직분을 받았을 뿐입니다. 이처럼 목회자는 하나님의 양 무리를 맡아 돌보는 만큼 마치 자기 것인 양 제 뜻대로 제 마음대로 대할 수가 없고 오직 하나님의 소유임을 명심하고 내게 맡기신 뜻을 따라 돌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교인들의 뜻을 따라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할 수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양 무리를 맡기신 뜻을 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양 무리, 곧 교인들에 대하여 주장하는 자세, 주인처럼 군림하는 자세를 취하지 말고 오직 양 무리의 본이 되라는 말씀은 목회자는 교인들 중에서 구별된 특수 계층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양 무리와 동등하며 그들의 본이 되어야 함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도 가르치고 다스리며 돌보는 장로와 그의 돌봄을 받는 대상을 구별하여 각각에게 권면하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장로와 일반 교인이 서로 다른 계층에 속한 것은 아닙니다. 목회자가 비록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르치는 직분과 다스리고 돌보는 직무를 맡은 것이 사실이나 이것이 그를 일반 교인과는 다른 계층에 속한 특별한 인물이 되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똑같이 한 몸에 속하여 서로 지체가 된 ‘형제들’에게 각각 다른 은사와 직무를 맡기신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목자장이신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 목자 중의 목자이시며 유일한 참 목자이신 그리스도께서 영광으로 오시는 날에 이와 같이 겸손한 자세로 오직 하나님의 뜻을 쫓아 하나님의 양 무리를 맡아 돌보는 일을 감당한 자는 영광의 면류관을 얻으리라고 말합니다. 이 말씀도 목회자에게는 일반 신자와는 구별된 특별한 영광이 주어진다는 뜻으로 한 말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받게 될 의의 면류관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자기뿐 아니라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는 모든 신자에게 똑같이 주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딤후 4:8). 다만 오늘 말씀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시들지 아니하는 영광의 관’이라는 말입니다. 우리 신자가 받게 될 영광, 그가 목회자이든지 사도이든지 선지자이든지 왕이든지 평범한 일반 신자이든지, 그가 받게 될 그 영광이 특별한 까닭은 시들지 않을 영광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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