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억지로 하지 말고 / 베드로전서 5:1-6 (231001. 주일예배) ▣
지난 몇 주 동안은 신자가 겪는 시험과 고난에 대하여 가르친 말씀을 살펴보았습니다만, 오늘 말씀에서는 교회를 돌보도록 세움 받은 장로들과 그들의 보살핌을 받는 대상에게 주는 권면이 이어집니다. 먼저 “너희 중 장로들에게 권하노니 나는 함께 장로 된 자”라고 밝힌 베드로의 이 말에는 엄중한 권위로 명령하기보다 똑같은 입장과 처지에 있는 자로서, 교회를 돌보면서 겪는 온갖 어려움과 고달픔과 안타까움을 똑같이 겪어 본 자로서 주는 위로와 격려, 그리고 깊은 동료의식이 배어 있습니다. 베드로는 자신을 “그리스도의 고난의 증인이요 나타날 영광에 참여할 자니라”고 알립니다. “그리스도의 고난의 증인이요”라고 한 말은 사도로서의 독특한 직분을 의식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와 함께 이 중대한 증인의 역할이 바로 이제 권면하려는 대상인 장로들에게도 맡겨진 사실을 일깨우고자 하는 뜻도 없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고난의 증인으로 이 땅에서 산즉 장차 나타날 영광에도 참여하게 되리라고 말합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증거 해 온 모든 증인들이 그 영광에도 함께 참예하게 되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증거 하는 일을 어떤 자세로 감당해야 할 것인지 일깨우는 가르침이 이어집니다. 먼저 교회를 돌보되 양을 돌보는 목자의 자세로 돌보라고 말합니다. 목동이나 가축을 보살피는 일을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만, 실제로 가축을 돌보는 일은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고된 일입니다. 제대로 된 목동은 가축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늘 살피면서 돌보는 법입니다. 더욱이 교인들을 가리켜 ‘하나님의 양 무리’라고 하여 함부로 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님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내 양을 내가 돌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양을 맡아서 돌보는 것이니 아무렇게나 함부로 대할 수가 없는 법입니다. 이처럼 힘들고 조심스럽고 두려운 일을 감당하되 부득이 함으로, 억지로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목회는 억지로 하기 싫은 것을 마지못해 감당하는 그런 자세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영혼을 살리며 보살피는 목회의 귀중함을 알려 깨닫게 하시고 내 속에 기뻐 원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키지 않으시면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 교회를 돌보는 일의 어려움을 감당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나에게 돌아올 어떤 이익을 생각하고, 그것도 어떤 부끄러운 이익과 욕심 때문에 감당하려는 생각은 아예 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이럴 경우 이득을 보고자 장사를 하거나 자기 사업을 하는 것이지 목회를 한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직 하나님을 따라서 하라”고 권합니다. 억지로, 부득이함으로 하지 말고 자원함으로 하라고 한 다음 ‘하나님을 따라서 하라’는 말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자원함으로, 내가 원해서 감당한다고 해서 내 뜻과 기분에 따라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교회를 돌보는 것은 나의 어떤 이상과 목표를 이루는 일이 아닙니다. 내 뜻을 이루고자 한다면 그것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일 뿐이며 심하게 말하면 내 뜻을 이루고자 하나님과 교회를 이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목회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하나님께서 내게 베푸시는 은혜와 힘을 따라서 겸손하게 섬기는 일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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