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치욕을 당하면 / 베드로전서 4:14-19 (230924. 주일예배) ▣
앞에서 불같이 혹독하여 견디기 힘든 시험의 고난이 그리스도의 고난과 영광에 참예하는 은혜로운 일의 한 부분이요 과정인 만큼 기뻐하고 즐거워하라고 하였습니다만, 오늘 말씀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욕을 당하는 일이 사실은 복된 일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이 굳이 부정적인 일, 즉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에 비난과 조롱과 멸시를 받는 것을 들어 복되고 행복한 처지라고, 가장 바람직하고 사모할 만한 것이라고 말한 데에는 귀중하고 복된 것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세상 현실을 일깨우고자 하는 뜻이 들어 있지 않은가 여겨집니다.
그리고 “너희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치욕을 당하면 복 있는 자로다”라고 한 그 복된 이유를 좀 더 깊이 설명하되 “영광의 영 곧 하나님의 영이 너희 위에 계심이라”고 말합니다. 성령께서 우리를 성결케 하시는 역사가 드러나 분명해지면 이것의 귀중함이나 가치를 알지 못하는 세상은 오히려 이런 것이 싫고 거슬리는 나머지 격렬하게 부인하고 짓밟으며 비난하고 조롱하고 멸시하게 됩니다만, 그러나 이것은 바로 우리 신자의 안팎에서 우리를 성결케 하여 영화롭게 하시는 성령님의 역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이니 복된 일이요 기뻐하고 즐거워할 일인 것입니다.
그렇지만 살인 같은 흉악한 범죄나 도둑질같이 부끄러운 일, 그 외에 갖가지 악행과 심지어 남의 일에 끼어들어 간섭하기 좋아하는 사소한 허물로라도 비난이나 조롱과 멸시를 당하지 말라고 권합니다. 그렇지만 만일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로서 그리스도 때문에 당하는 그런 고난이라면 조금도 부끄러운 일로 여기지 말고 오히려 이런 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 말합니다. 그런 다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부인하며 짓밟고 훼손하는 자들, 곧 세상에 속한 자들에 대한 경고의 말씀이 이어집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집에서부터 심판하여 깨끗하게 하시되 그 사랑하시는 자녀와 백성에게도 매를 아끼지 않으시고 뼈아픈 징계로 죄에서 떠나게 하신다면, 무지하여 악한 마음으로 복음의 은혜를 짓밟는 불신 세상을 판단하실 그 판단은 얼마나 엄중할 것이며 그들이 결국 당하게 될 마지막 심판은 얼마나 두렵고 비참할 것인지를 일깨우는 말씀입니다.
우리 믿는 신자들의 경우 그 마지막은 그리스도의 영광에 참예하는 복되고 은혜로운 것일 뿐 아니라 비록 이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겪게 될 혹독한 불 시험까지도 하나님의 선한 뜻을 따라 우리를 연단하여 성결케 하니 복된 것이며 기뻐하고 즐거워할 일임을 늘 마음에 새겨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나의 실수와 허물로 인해 받는 부끄러운 고난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따라 받는 고난이라면, 선을 행하는 길에서 결코 벗어나지 말고 선한 길에 든든히 서서 자신의 영혼을 신실하신 하나님께 맡기고서 살아갈 것을 당부합니다. 때로는 하늘 아래 홀로인 것 같아 외롭고 막막한 때도 없지 않겠으나 그런 때에라도 오직 천지만물을 지으시고 다스리시는 전능하신 하나님께, 연약한 나를 능히 붙드시고 도우실 하나님께 맡기고서 살아가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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