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 시험을 이상히 여기지 말고 / 베드로전서 4:12-14 (230917. 주일예배) ▣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고 하신 주의 말씀을 따라 진실하고 참된 사랑으로 사랑하는 일은 아직도 부패한 성품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 신자로서는 감당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남을 섬기는 그런 사랑을 감당할 수 없으므로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은사대로 서로 섬기라고 권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만 이런 참된 사랑을 베풀 수 있고 또한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만큼 감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씀으로 섬기는 자는 자기의 말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 같이 하고, 섬기는 자는 하나님의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 같이 하여 모든 일에서 사람의 자랑이 드러나지 않고 오직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게 하라고 권합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말씀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너희를 시련하려고 하는 불 시험을 이상한 일 당하는 것 같이 이상히 여기지 말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믿는 자에게는 시험이 닥칠 것인데 그 시험이 불로 태우고 사르는 것 같이 격렬하고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더욱이 이런 불 시험을 마치 있을 수 없는 일을 당하는 것처럼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신자라면 피할 수 없는 일이요 따라서 익숙해져야 할 일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가벼운 마음으로, 예수 믿으면 마음에 위로와 평안을 얻는다고 하니 한번 믿어보자는 마음으로 교회에 나왔다면 얼마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거나 한두 번 호된 시험을 당하면 나둥그러지게 될 것입니다.
믿는 자가 그리스도 안에서 얻는 구원의 가장 근본적인 은혜, 죄 사함의 은혜와 성령께서 영원토록 우리 안에 거하시면서 구원을 끝까지 이루어 가시는 은혜를 그처럼 강조하는 이유는 이런 은혜 없이는 불시험이 끊임없이 닥치는 믿음의 길을 걸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불시험을 당연히 겪어야 할 것으로 여기라는 권고로 그치지 않고 이것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예하는 것이니 즐거워하라고 말합니다. 물론 이 땅에서 겪는 온갖 시험은 이를 통하여 우리를 연단하시려는 하나님의 깊고 선한 뜻에서 허락되는 만큼, 이것만으로도 신자는 시험과 환난 중에서도 기뻐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시험을 겪는 것이 주의 고난에 참예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마지막 날 주의 영광에 참예하는 것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힙니다.
물론 신자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예한다는 말이 우리의 고난이 우리가 받게 될 영광의 근거가 되거나 대가를 치른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하나 된 자로서 그의 고난에 참예하는 것이요 그의 영광에 참예하게 될 뿐입니다. 주의 고난이 죄인을 살리시려는 아버지의 뜻을 이루고자 겪으신 고귀한 고난인 만큼 주께서 겪으신 고난에 참예하는 것은 주의 고난의 유익을 죄인으로서 받아 누린다는 점에서도 한없이 기뻐할 일이나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이런 고귀한 고난에 참예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우리 몸에 채우는 일은 한없이 기뻐하고 감사해야 할 은혜일뿐입니다. 더욱이 마지막 날 그리스도의 영광에 참예하게 하시는 일은 은혜에 은혜를 더하는 일일 것입니다.
|
